타임 인터뷰서 밝혀…국제 정세ㆍ대북 정책ㆍ국내 현안에 대한 입장도
![18일 공개된 미국 시사잡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우리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들은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대통령실 인스타그램 갈무리.[출처=ebn]](https://cdn.ebn.co.kr/news/photo/202509/1679109_696168_4755.jpg)
이재명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미국과의 협력을 중시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18일 공개된 미국 시사잡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우리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들은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그는 "중국과의 지리적 인접성과 역사적 관계, 경제적 유대, 민간 교류로 중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할 수 없다"며 "적절한 수준에서 관계를 정리해야 하고 서방 세계가 이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함께 할 것이지만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한중관계도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러한 균형 외교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한국이 두 진영 간 대립의 최전선에 서게 될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이 강대국들 사이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압박만이 유일한 해답이 아닐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하며 핵 개발 저지를 위한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북한에 그저 그만두라고만 하면 그들이 (핵) 프로그램을 멈추겠나"라고 반문하며, "우리가 현재의 압박을 계속 적용하면 북한은 더 많은 폭탄을 계속 생산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핵 문제에 대해 종종 핵무기 용인 또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의 선택지로 여겨지지만, 자신은 "중간 지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기 위해 그들과 협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단기, 중기, 장기 목표를 구분해야 한다고 보았다. 단기적으로는 핵·미사일 프로그램 중단을 목표로 하고, 이에 대한 보상 조치를 고려한 뒤 군축을 거쳐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하는 단계적 접근 방식을 제안했다.
최근 미국과의 무역 협상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요구조건이 매우 엄격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것을 받아들였다면 탄핵당했을 것"이라며 "그래서 미국 협상팀에 합리적인 대안을 요구했다"고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미군기지 소유권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농담을 한 것 같다"고 일축했다. 이 대통령은 "미군은 이미 기지와 땅을 비용을 내지 않고 사용하고 있다"며 "미국이 이를 소유하게 된다면 재산세를 내야 하고, 그걸 면제해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골프채 등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훌륭한 골퍼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와 골프 한게임 하면 내가 더 큰 차이로 질 수 있다"고 유머러스하게 답했다.
취임 후 가장 큰 성과로는 "국내 정치 상황이 안정됐다는 것"을 꼽았다. 타임은 이 대통령이 한국이 처한 위기 상황을 인식하고 있으며, 한국을 '재부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매우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리 경제를 다시 성장 궤도에 올려놓고 국민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와 윤미향 전 의원의 광복절 특사 사면 논란에 대해서는 "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다"며 "여론이 갈릴 것임을 알았지만 필요한 조치였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한국의 현재 정치 상황이 대립과 분열이 일상화되어 "내 숨소리조차 일부에서는 비판받을 지경"이라며 "이런 문화를 바꾸는 것이 내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 문제에 대해 실질적인 진전이 있다면, 그 상을 받을만한 다른 인물은 없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우리 둘 다 많은 것을 성취하고자 하는 강한 열망을 갖고 있고, 사람들이 기억할 업적을 남기고 싶어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짚었다. 이어 "패자로 남는 결론에 도달하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비이성적인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우리가 더 잘 연결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당일 중국에서 전승절 기념식이 진행된 점과 관련해서는 "중국 측이 내가 참석하기를 원했던 것 같지만 더 이상 묻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K컬처 붐에 대해서는 "한국의 문화적 역량은 하룻밤 사이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며 "K컬처를 통해 세계를 계속 놀라게 할 것이고, 한국의 소프트파워도 더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