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 막대한 이자 부담 속 재무 건전성 악화…지난해 이자만 5660억

김지성 기자
  • 입력 2025.10.01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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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향엽 의원 "6년째 완전자본잠식 상태…캐나다 하베스트 투자 회수율 0.57%에 그쳐"

1일 더불어민주당 권향엽 의원실이 석유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산 현황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석유공사의 자산은 20조 4916억 원, 부채는 21조 8132억 원으로 부채 비율이 106%에 달했다. [출처=ebn-권향엽 의원실]
1일 더불어민주당 권향엽 의원실이 석유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산 현황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석유공사의 자산은 20조 4916억 원, 부채는 21조 8132억 원으로 부채 비율이 106%에 달했다. [출처=ebn-권향엽 의원실]

6년 연속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인 한국석유공사(이하 석유공사)가 지난해에만 5660억 원에 달하는 부채 이자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하루 평균 약 16억 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1일 더불어민주당 권향엽 의원실이 석유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산 현황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석유공사의 자산은 20조 4916억 원, 부채는 21조 8132억 원으로 부채 비율이 106%에 달했다. 차입금 의존도 역시 84.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발생한 이자 비용만 3311억 원에 달해, 올해 전체 이자 비용은 6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공사 자체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서도 향후 이자 비용은 2025년 6090억 원, 2026년 6951억 원, 2027년 7191억 원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석유공사 측은 해외 석유 매장량 확보를 위한 해외 석유 개발 기업 인수·합병(M&A) 및 자산 인수 확대 과정에서 외부 차입이 늘어난 것이 2008년 이후 이자 부담 증가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재무 부담의 대표적인 사례는 캐나다 석유·천연가스 생산업체 하베스트(Harvest) 인수 건이다. 석유공사는 하베스트에 약 9조 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자했지만, 현재까지 회수한 금액은 505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권향엽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올해 6월까지 하베스트에 대한 총 투자액은 약 8조 8293억 원(62억 9500만 달러)이며, 회수액은 약 505억 원(3600만 달러)으로 투자 회수율은 0.57%에 그쳤다. 국회 예산정책처 역시 하베스트 투자로 인해 석유공사의 재무 건전성이 취약해졌다고 분석한 바 있다.

특히 최근 3년간에도 하베스트에 약 3조 1200억 원(22억 1500만 달러)을 추가로 투자했으나, 회수액은 43억 원에 머물렀다. 이러한 상황은 석유공사의 해외 자원 투자 정책이 사실상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한편, 실패한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총괄 책임자로 지난해 말 석유공사 부사장으로 승진한 곽원준 부사장이 하베스트 인수 및 운영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던 인물이라는 점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곽 부사장은 2009년 하베스트 인수 3년 전인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캐나다 사무소에서 근무했다. 2010년부터는 하베스트의 부 최고운영책임자(Deputy COO)를 역임했다. 2016년에는 하베스트 블랙골드 사업을 총괄하는 전담반장을 맡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대표적인 자원 외교 실패 사례로 꼽히는 하베스트 인수 및 운영에 관여한 인물이 석유공사의 고위직으로 영전하면서, 실패 사례가 '대왕고래 프로젝트'에서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권향엽 의원은 "캐나다 하베스트 사업은 누적 회수율 0.57%에 불과한 대표적인 자원 외교 실패 사례"라며 "그럼에도 최근 3년간 3조 원 이상을 추가 투자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권 의원은 "연간 5000억~6000억 원의 이자를 부담하면서 매년 시추에 1200억 원 이상을 투입하겠다는 공기업을 국민이 용인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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