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무역협상 타결 임박…미 재무장관 "10일 내 결과물 기대"

신주식 기자
  • 입력 2025.10.16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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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억달러 대미 투자패키지 세부조율 진전 시사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출처=연합]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출처=연합]

한미 무역협상이 최종 타결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이 대미 투자 방식과 외환시장 안전장치(통화 스와프) 등 주요 쟁점에서 의견 접근을 보이면서 조만간 합의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재무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 약속 관련 이견이 해소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확신한다"며 "우리는 현재 대화 중이며 향후 10일 내로 무언가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이 언급한 '무언가'는 한미 간 무역협상의 최종 결과물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그는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한국과 마무리하려는 참이다"라며 협상 종결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한국의 대미 투자 이견에 대해서는 "악마는 디테일에 있지만 우리는 디테일을 해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양측이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놓고 세부 조율에 상당한 진전을 이뤘음을 시사한다. 

주요 쟁점은 투자 구성 비율과 외환시장 안정장치 마련 방식이었다. 한국은 전체 투자액의 5%만 직접 현금 지분 투자로 하고 나머지는 보증(credit guarantees)과 대출(loans) 형태로 추진하길 원하고 있으나 미국은 일본과의 협상처럼 '백지수표식 투자'를 요구해왔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덜레스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양측이 빠른 속도로 조율 중"이라며 "베선트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도 한국 측 입장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협상 과정에서 ▲무제한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합리적 수준의 직접 투자 비중 ▲투자처 선정에 대한 상업적 합리성 보장 등을 요구해 왔다. 

이에 대해 베선트 장관은 "통화 스와프는 연준(Fed) 소관이지만 내가 연준 의장이라면 한국은 이미 싱가포르처럼 스와프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구 부총리도 "미국이 한국 외환시장 상황을 많이 이해하고 있으며 우리가 제안한 방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베선트 장관이 언급한 싱가포르의 600억달러 규모 스와프는 한국이 희망한 '무제한 스와프'와는 차이가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워싱턴을 방문해 러트닉 상무장관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접촉할 계획이다. 

구 부총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와 IMF·세계은행 연차총회 참석을 계기로 베선트 장관과 만나 협상 지원에 나선다.

앞서 김정관 장관은 지난달과 이달 초 두 차례 뉴욕에서 러트닉 장관과 만나 무제한 통화 스와프가 포함된 수정 제안을 제시했으며 러트닉 장관도 한국의 외환시장 우려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지난 13일 국회에서 "미국 측이 새로운 대안을 들고 나와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협상 타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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