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미국 노동부 본부.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3222_700874_3043.jpg)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정부 셧다운 여파로 공식 경제 통계 접근이 중단된 가운데 그동안 활용해온 민간 고용 데이터 제공마저 끊기며 정책 판단의 '데이터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미국의 대표적 급여 처리 기업인 ADP가 최근 연준과의 데이터 공유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ADP는 2018년 이후 연준에 익명화된 민간 고용 및 임금 데이터를 제공해왔으며 이는 미국 민간 노동자의 약 20%를 포괄하는 방대한 규모다. 연준은 이 데이터를 약 일주일 시차로 받아 노동시장 흐름을 신속히 파악하는 데 활용해왔다.
그러나 ADP는 지난 8월 말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연설에서 "연준이 주간 ADP 급여 데이터를 분석해 노동시장 둔화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언급한 직후 데이터 제공을 중단했다.
ADP 측은 "고객 데이터가 아닌 집계 데이터를 공공 서비스 차원에서 제공해왔다"며 "연준과 협의해 내부 기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계속 공유할 수 있도록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ADP와의 데이터 공유 재개를 위해 직접 협의에 나섰으나 아직 진전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월 의장은 최근 경제학 콘퍼런스에서 "민간 데이터가 정부 통계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지만 고용 데이터를 포함해 상당히 유용한 대체 지표들이 존재한다"며 "ADP는 그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연준은 현재 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노동통계국(BLS) 등 주요 통계기관의 활동이 중단되면서 고용·물가 등 주요 경제 지표를 제때 입수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통화정책 결정을 위한 정보 확보에 제약이 커진 상황이다.
연준은 2018년부터 ADP 데이터를 내부 분석용으로 활용해왔다. ADP의 데이터는 연준 이코노미스트들이 고용 추세를 실시간에 가깝게 추적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로 평가받아왔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는 일자리 손실 규모를 조기에 파악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파월 의장은 2019년 연설에서 "만약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이런 데이터가 있었다면, 경기 하락 신호를 더 빨리 감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민간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번 ADP 데이터 제공 중단은 정부 셧다운으로 인한 공식 통계 공백과 맞물리며 연준의 정책 판단에 부담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ADP의 월간 고용 보고서와 달리 연준이 받아오던 데이터는 주 단위로 집계돼 시의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의사결정의 핵심 기반인 노동시장 데이터를 잃게 되면 경기 둔화 진단과 금리 정책 판단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