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무역협상 돌파구 모색…고위급 회동 집중

김지성 기자
  • 입력 2025.10.17 13:05
  • 수정 2025.10.1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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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급 인사 총출동, 3500억 달러 투자 패키지 이견 좁히기 주력

구윤철 부총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방미했지만,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만나 한미 무역협상 관련 소통을 이어갔다. [출처=ebn]
구윤철 부총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방미했지만,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만나 한미 무역협상 관련 소통을 이어갔다. [출처=ebn]

한미 관세 및 무역협상 후속 논의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한국 정부의 고위급 인사들이 16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해 집중적인 협상을 벌였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등 각료급 인사 4명이 협상 진전을 위해 미국을 찾았다.

구 부총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방미했지만,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만나 한미 무역협상 관련 소통을 이어갔다. 구 부총리는 베선트 장관에게 한국의 대미 투자금 공급 기간을 장기로 늘려 일시적 달러 부족 상황을 피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부총리는 워싱턴DC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실무 장관은 (3500억 달러 전액 선불 투자가 어렵다는 한국 정부 입장을) 이해하고 있지만, 대통령을 얼마나 설득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느냐 하는 부분은 불확실성이 있다"며 신중한 전망을 내놓았다.

한국의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패키지 구성 방안을 둘러싼 이견으로 두 달 넘게 교착 상태에 빠졌던 양국 간 협상이 해소될 경우, 이달 31일 경주에서 개막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최종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는 한국과 미국이 지난 7월 큰 틀의 무역 협상을 타결지을 때 한국 측이 미국에 제안한 조선 협력 사업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구호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 '조선'을 결합한 용어다. 한국의 높은 조선업 경쟁력과 미국의 조선업 부흥 필요성이 맞물려 '마스가'는 양국 협상 타결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최근 중국이 '마스가'의 대표 업체인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을 겨냥한 제재를 발표한 것에 대해 "그런 이야기까지는 아니고, 구체적으로 (마스가와 관련해) 어떤 프로젝트를 할지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김용범 실장은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방문 직전 취재진에게 "OMB가 조선업 프로젝트에 굉장히 중요한 부처"라며 "OMB의 입장을 듣고, 양국 조선산업 협력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서로 인식을 공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OMB는 직접 협상 부처가 아니기에 가시적인 결과 도출보다는 미국의 입장을 청취하는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측 협상단은 상무부 청사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과 2시간여 협상을 진행했다. 이번 회동은 3500억 달러 투자 패키지 구체화를 두고 이견을 보였던 양측의 입장이 접점을 찾아가는 흐름 속에 이뤄졌다.

그러나 대미 투자액 집행 방식에 대한 합의문 도출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APEC 정상회의 전까지 긴박한 협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용범 실장은 회의 후 "2시간 동안 충분히 이야기를 했다"고 성과를 간략히 전했으며, 김현종 본부장은 입국 직후 "양국이 가장 진지하고 건설적인 분위기에서 협상하고 있다"며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협상이 마무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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