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배수 급등…경영 위기 심화

김지성 기자
  • 입력 2025.10.2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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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자본 잠식 우려 속 액면미달 신주 발행 결정

23일 황운하 의원실에 따르면 HUG는 2022년 4000억 원, 2023년 3조 8000억 원, 2024년 2조 5000억 원의 연속 손실을 기록했다.[출처=ebn]
23일 황운하 의원실에 따르면 HUG는 2022년 4000억 원, 2023년 3조 8000억 원, 2024년 2조 5000억 원의 연속 손실을 기록했다.[출처=ebn]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배수가 올해 3월 기준 73배 안팎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으로 보증 총액 한도가 자기자본의 70배에서 90배로 상향된 지 불과 1년 만에 개정 전 상한 기준을 넘어선 수치다.

23일 황운하 의원실에 따르면 HUG는 2022년 4000억 원, 2023년 3조 8000억 원, 2024년 2조 5000억 원의 연속 손실을 기록했다.

2024년에는 정부 출자 4조 7000억 원과 신종자본증권 발행 7000억 원 등 총 5조 4000억 원 규모의 자본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2025년 3월 기준 자기자본은 약 4조 9400억 원까지 감소했다. 이로 인해 평균 4~50배 수준을 유지하던 보증배수는 70배 수준으로 급등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HUG는 지난 5월 액면가(5000원)에 못 미치는 3386원에 신주를 발행하는 결정을 내렸다. 액면미달 신주 발행은 시장에서 자본잠식 위험 신호로 해석된다. 신주 발행 이후 HUG의 자기자본은 약 5조 5000억 원으로 늘어났으며, 현재 보증배수는 65배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한편, HUG의 경영 위기는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HUG의 영업이익은 2023년 1조 3000억 원, 2024년 9700억 원 수준에 그쳤다. 전국적인 전세사기 피해로 보증사고 건수가 증가하면서 보증 기준이 강화되었고, 이는 영업 실적 감소로 이어졌다.

반면, 2023년 약 5조 원, 2026년 약 6조 원에 달하는 대위변제액과 2023년 약 6000억 원, 2024년 약 1조 5000억 원에 불과한 채권 회수액으로 인해 2025년 8월 기준 누적 채권 잔액은 12조 원에 달한다. 현재의 영업 실적으로는 HUG의 재무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황운하 의원(조국혁신당)은 "HUG의 보증배수가 위험 수치에 근접했으며, 액면미달 신주 발행 결정은 경영 참사"라고 지적했다. 황 의원은 이어 "HUG가 대위변제 이후 채권 회수에만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경영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안정적인 경영 기반 마련을 위한 보증 정책의 전면 재점검과 자구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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