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목록 ( 총 : 2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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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 칼럼] 생(生)의 이진법(二進法)
최화인 초이스뮤온오프 대표어떤 외로움은 솔직하지 못한 스스로가 부끄러워 찾아온다. 동원할 수 있는 온갖 언어로 “내가 옳다”, “나는 잘못이 없다”고 완강히 바투지만, 끝끝내 속아지지 않는 자신의 비겁함과 거짓됨을 홀로 마주해야 하는 순간, 거칠고 극렬(極烈)한 고립감이 찾아든다.이런 상황에 처하면 옳고 그름을 재고(再考)해보기보다는, 어떻게든 조속히 고립된 ‘나’를 구출하고 다시금 마음의 평안을 얻어야 한다는 조급증이 앞서서 “난 잘못이 없다”고 한층 높은 목소리로 나에게도 남에게도 울부짖듯 강변해보건만 속아주질 않는 스스로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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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 칼럼] 인간답게 사는 법
최화인 초이스뮤온오프 대표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칼럼을 쓸 때마다 내 머리 속 핵심 키워드는 ‘블록체인’이나 ‘기술’이 아니라 ‘인간’과 ‘존엄’이다. ‘가상자산’으로 육화(肉化)된 무형의 기술이 그간 빨아들인 돈과 빨아들이고 있는 돈, 그리고 빨아들이게 될 돈. 그 돈의 근저(根底)에 인간의 존엄이 있기 때문이다.지난 7, 8년간 사기성 코인에 자산을 탈취(奪取) 당한 이들의 경제적 기반과 인격적 존엄이 나란히 커다란 소리를 내며 무너져 내리는 사례를 무수히 보았다. 처음에는 예상치 못했던 불의(不義)에 급습당한 이들을 향한 인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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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 칼럼] 기술이 인간을 찾아오리라
최화인 초이스뮤온오프 대표기술의 작동 원리를 알아야 할까. 대답부터 하자면 그렇다.컴퓨터의 작동원리를 몰라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고 OS(Operating System. 운영체제)에 대한 이해가 없어도 휴대폰과 태블릿 PC 사용에 어려움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한때 나는 이용자에게 기술에 대한 이해를 강요하는 것은 기술자 중심의 ‘지적 폭력’에 가깝다고 생각했었다. 기술의 특성과 원리를 이해해야 하는 고단함을 이용자에게 요구한다면, 그 기술은 실효성 있는 서비스가 없거나 서비스 구현 방법이 엉망이라서 되레 이용자에게 “나를 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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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 칼럼] 7월의 얼음(氷)
최화인 초이스뮤온오프 대표내 안의 무언가를 심하게 갉아 먹힌 것처럼 쓰륵쓰륵 녹아내리던 저녁. 퇴근 시간을 한참 넘긴 때였지만 길어진 여름해로 아직 환한 낮 기운을 타고 건너편 교보생명 건물에 걸린 글귀가 선연히 들어왔다.펼쳐보면 다른 풍경이 되어 있다."안희연 시인의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속 한 구절이다. 습기와 열기가 뒤섞인 공간에 방치돼 마구잡이로 녹아내리던 얼음을 꽁꽁 언 냉동고에 집어넣은 것처럼, 보자마자 갑자기 정신이 쨍해지면서 이대로 녹아내리지는 말자는 결연함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튀어 올랐다.그렇지. 모든 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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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 칼럼] 성장형 서사의 미덕
최근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명언이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원래는 2002년 ‘리그 오브 레전드’의 프로게이머 김혁규 선수 인터뷰 영상 표제로 등장했다가, 작년 말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축구 강국 포르투갈을 상대로 2대1 역전승을 거둔 대한민국 선수단에게 건네진 태극기에 적혀 있던 이 문구는 이후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각인돼 수많은 기사와 광고, 커뮤니티에서 즐겨 사용되기 시작했다.세계적인 성공을 이룬 기업가들의 자서전이나 역사책 속 위인 전기(傳記) 역시 ‘꺾이지 않는 마음’이 그들의 남다른 성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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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 칼럼] 김남국 의원이 훔친 가난
정치권과 가상자산 거래소, 관련 규제기관, 블록체인 개발회사, 관계 전문가, 블록체인 유튜버 등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에 한발 걸치고 있는 이들 모두 정신없는 열흘을 보내고 있다. 분주하고 고단한 주체는 다양하지만 원인은 동일하다. 김남국 의원.지난 5월 5일 한 매체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국회의원이 가상자산 위믹스에 투자해 최고 60억 원가량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가상자산 실명제를 시행하기 직전에 전량 인출했다는 단독 보도가 나간 직후부터, 모든 미디어에서 김 의원의 가상자산 투자 내역, 최대 수익률, 투자 종목, 원금 출처,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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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 칼럼] 울고 싶은 날
30대 이하의 연령층에선 낯설 수 있지만, 미국의 고아 소녀 캔디가 우연한 기회로 영국 귀족가문에 입양되었다가 제1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 휘말리면서 간호사로서 자립적인 삶을 개척해가는 성장담을 메인 스토리로 한 『캔디캔디』라는 만화가 있다.어려운 환경에서 태어났지만 꿋꿋하고 내숭 없는 드라마 여주인공 캐릭터를 ‘캔디형’이라고 지칭할 만큼 대중문화사적으로 남긴 족적이 큰 『캔디캔디』는 시대물이면서도 학원물이었고, 신분상승에 대한 대중의 통속적 욕망을 충족시키면서도 등장인물 간의 애정전선에서 막장 요소의 콜라보도 적지 않았으며, 하이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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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 칼럼] 가해자의 시간을 견뎌야 할 때
삶에는 멈춤이 없다. 정지화면 같은 무덤덤한 일상을 사는 듯 보이는 사람들도, 남들이 모르는 자기만의 지옥에서 부서지는 마음과 녹아내리는 육신의 고단함을 버티기 위해 쉼 없이 발버둥 치며 간당간당한 하루를 이어나간다. 그러나 생존의 발버둥은 대체로 외부에서 파악할 수 없는 물 밑 깊은 곳에서 필사적으로 진행되기에, 충무공 이순신 장군처럼“나의 고단함을 남에게 알리지 말라”는 지침을 받들며, 타인은 끝내 알지 못하는 음소거의 고립적인 각개전투를 지속해 나간다.죽기 전까지는 휴전과 종전 없는 전쟁 같은 삶에서, 그나마 지친 심신을 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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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 칼럼] 욕의 서사
욕은 거칠고 상스럽지만 사회적 가치의 대척점에 놓인 금기와 혐오를 가장 효과적이고 압축적으로 보여준다.그래서 시대와 지역을 불문하고 부적절한 성적(性的) 교합이나 신체 부위를 가리키는 욕설이 압도적으로 많다. 성(性)은 인간생활의 가장 일상적이고 본능적인 욕구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가장 높은 빈도로 사용되는 욕이기도 하다.직접적이고 즉물적이지만 너무나 빈번하고 일상적으로 사용되다보니 오히려 욕을 하는 자도 욕을 듣는 자도 원래의 의미는 거의 자각하지 못한 채 분노와 경멸의 감탄사나 접두사, 혹은 강조의 부사처럼 주고받는다.이에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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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 칼럼] 탈피의 시간이 왔다
UN은 한 국가의 총인구 중 65세 이상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 20% 이상은 ‘초고령사회’로 구분했다. 사회보험의 재정고갈 위험 때문에 ‘고령사회’는 바람직하지 못한 것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의료 서비스와 사회복지 시스템이 안정화될수록 고령 인구 증가는 부정적인 현상이 아니라 당연한 추세에 불과하다.스웨덴, 독일, 영국, 프랑스는 일찌감치 1970년대에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호주나 미국 같은 이민자들의 국가도 2010년대 초에 ‘고령사회’로 편입됐다. 우리가 아는 다수의 선진국들이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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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 칼럼] 사라진 자산을 찾아서
한겨레의 시조 단군의 모친은 원래 곰이었다. 곰으로 태어났지만 인간이 되고 싶어 천신의 아들로 태어나 땅으로 내려온 환웅에게 방법을 문의하자, 백일 간 동굴에 들어가 쑥과 마늘만 먹으며 기도하라는 솔루션을 받았다. 미련하다고 평가받을 만큼 인내심 강한 곰답게 정말 동굴에 틀어박혀 쑥과 마늘로만 버텨내다가 21일차에 마침내 사람이 되었다. ‘웅녀’라는 새로운 이름도 얻고 환웅의 배필이 돼 단군을 낳았다는 것이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이야기다.그런데 『삼국유사』에 기록된 바에 따르면 당초 인간이 되고 싶었던 것은 웅녀만은 아니었다. 웅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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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 칼럼] 잘못된 코딩항을 찾아서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오늘 하루 동안 ‘나’를 경계로 누르는 외력과 견디려는 내력 간의 투쟁에 대해 생각한다. 건축학에서 건물의 기초와 기본 뼈대가 되는 재료이자 외형을 ‘부재(部材)’라고 부르는데, 쉽게 말해 물리적 실체를 가진 구조물이다. 이 세상의 가장 기본적인 부재이자 구조물은 인간 그 자체, 바로 ‘나’다. 사람이든 건물이든 외력에 짓눌리지 않고 버텨야 존재한다.구조물을 둘러싼 외력과 내력 간의 투쟁은 많은 사람들이 인생드라마로 꼽는 ‘나의 아저씨’를 통해 알려졌다. 주인공 박동훈(이선균)은 구조물의 안전성을 평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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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 칼럼] 비탈릭 부테린을 위한 변명
우리나라 5천원권 지폐 모델로 활동 중이신 율곡 이이 선생께서는 어린 나이에 크게 성공하는 ‘소년출세’를 중년에 배우자를 잃는 ‘중년상처’, 늙어 가난하게 사는‘노년빈곤’과 함께 인생의 삼대 불행 중 하나로 꼽으셨다. ‘중년상처’나 ‘노년빈곤’이야 누가 들어도 그럴 만하다 싶지만, 어린 나이에 빨리 성공하는 것이 왜 인생에 다시 없는 불행이라는 걸까. 젊음과 부유함, 거기에 사회적인 영향력까지 가진 ‘영 앤 리치’는 지금 이 시대가 가장 선망하는 인생인데!이제 초등학생들은 교사나 외교관, 과학자이 아니라 아이돌이나 유튜브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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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 칼럼] 한국에서 블록체인 산업은 성공할 수 있을까
연체동물의 뼈를 때릴 수는 없다. 연체동물이 스스로의 경험치만으로 뼈가 무슨 역할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듯이, 인식의 체가 존재하지 않는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리 지적해봤자, 이해할 수 없다. 2017년 말부터 일체의 가상자산 매매를 금하는 정부 행정지침을 지켰다면 암호화폐 시장의 규제를 이야기하는 금융당국 직원들은 남들이 암호화폐로 돈 버는 걸 구경은 했어도 직접 암호화폐를 매매하며 자산증식의 재미를 보지는 못했을 것이다.연애를 글로만 배운 사람들처럼 그저 먼발치에서 구경만 하면서 오로지 텍스트에만 의지하여 암호화폐 시장의 생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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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 칼럼] 완도 일가족 사건 : 눈물을 멈추는 방법을 모르겠다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오로지 기술성만이 자산성의 전부라고 이야기해왔지만, 그간 경험한 바에 따르면 마켓메이커를 동원해 가격을 끌어올리는 데 맛을 들인 프로젝트는 더 이상 기술 개발에 매진하지 않는다.글로벌 세력들과 결탁해 가격을 끌어올리고 정점에서 팔아치우며 그저 수많은 개미들을 시체로 만드는 데 무감각해지면서 자신들의 성공에 도취되어 버리는 것을 아주 자주 보았다.그 과정에서 그들이 초기에 내걸었던 기술의 방향성이나 경쟁력은 신기루처럼 흩어지곤 했다. 안타까운 것은 그 토큰을 여전히 쥐고 있는 홀더들뿐이었다.2017년부터 지난 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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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 칼럼] 상폐빔을 맞고자 했던 그대에게
코인 투자는 왜 할까. 한 마디로 돈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적은 종자돈으로도 금방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여기엔 있다. 백만 원이 천만 원이 되려면 주식시장에서는 상한가를 거듭 쳐도 몇 주는 걸린다. 하지만 코인 세계에서는 운만 좋으면 하룻밤 안에도 경험할 수 있는 기적이다. 수익을 만들어내는 속도감이 그 어떤 자산보다도 빠르다.부동산 가격이 아무리 가파르게 오른다 한들 비트코인 가격만큼 가파를까. 코빗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엄청난 가격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출시 이후 80,000%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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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 칼럼] 예고된 참사 '테라-루나' 사태가 남긴 것
불과 열흘 전 100달러를 넘어서던 루나가 현재 가치 0원(0.0002달러)에 수렴하고 있다. 1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테라와 루나의 시가총액 중 450억 달러, 우리 돈 58조원이 사라졌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도대체 왜?이번 테라-루나의 가격폭락에는 구조적으로 세 가지 요인이 있다. 첫 번째는 테라의 기초자산인 루나의 자산성 유지 구조가 허술했다는 점, 두 번째는 미국 정부의 스테이블 코인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세 번째는 디지털자산 시장의 금융 역량 부족이다.첫 번째 요인이 사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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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 칼럼] 돈을 부르는 새로운 디지털 주문, NFT <下>
작년부터 디지털산업에서 돈을 모우는 마법 같은 용어가 있다. ‘NFT’가 바로 그것이다. 비트코인과 같은 기존의 디지털토큰은 수량만 같으면 호환 가능한 ‘대체가능한 토큰(Fungible Token)’인데 비해, NFT는 토큰마다 다른 개별값을 갖고 있어 서로 호환될 수 없는‘대체 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이다.토큰마다 서로 다른 개별 ID를 갖기 때문에 무한복제가 가능한 디지털의 한계를 극복하고 희소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NFT는 새로운 디지털 자산으로 각광받고 있다. 새로운 디지털 메가트랜드가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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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 칼럼] 돈을 부르는 새로운 디지털 주문, NFT <上>
작년부터 디지털산업에서 돈을 모우는 마법 같은 용어가 있다. ‘NFT’가 바로 그것이다. 비트코인과 같은 기존의 디지털토큰은 수량만 같으면 호환 가능한 ‘대체가능한 토큰(Fungible Token)’인데 비해, NFT는 토큰마다 다른 개별값을 갖고 있어 서로 호환될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이다. 토큰마다 서로 다른 개별 ID를 갖기 때문에 무한복제가 가능한 디지털의 한계를 극복하고 희소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NFT는 새로운 디지털 자산으로 각광받고 있다. 새로운 디지털 메가트렌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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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 칼럼] 2022년도 디지털자산 시장 전망
작년 말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비트코인과 알트코인들의 가격은 해가 바뀌어도 도통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비트코인 채굴산업 2위국이었던 카자흐스탄의 소요사태로 비트코인 채굴산업에 직격탄을 맞아 비트코인 가격은 더욱 힘이 빠진 모양새다. 작년 1사분기 때와 같은 상승장을 기대하고 있는 코인 홀더로서는 상당히 기운 빠지는 상황이다. 과연 올해 디지털자산 시장은 어떤 흐름을 보여줄 것인가.디지털자산의 전체 시장은 ‘결과적’으로는 금년에도 우상방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 위기가 커지고 있고 무엇보다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