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은 올해 1분기 비축량을 대폭 확보했다.
1월에서 2월 사이 비축량은 1억5500만 배럴이나 증가했다. 매일 250만 배럴을 충유해 온 셈이다. 다만 3월 비축유 확보 속도는 하루 30만 배럴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축유는 경제봉쇄, 금수조치 등 공급 중단에 일시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비축해두는 석유로, 각국은 통상 3개월 분량을 보유한다.
또한 비축유 확보로 원유 재고 물량이 증가하면서 어려움에 처해진 자국 정유사들의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도 있다.
최근 국제유가는 18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WTI는 장중 배럴당 19.27달러까지 하락하며 20달러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왕리 중국 상무부 연구원은 최근 국영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은 초저유가 호재를 놓쳐서는 안된다"며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기 전에 전략비축유를 늘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CNN은 이와 관련 "중국은 초저유가 기간이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전략비축유 확보뿐만 아니라 더 많은 원유 확보에도 나섰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11억5000만 배럴의 비축유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는 중국 비축 가능량인 12억8000 배럴의 90% 수준에 달한다.
석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도 비축유 확보에 나섰다.
정부는 원유 49만 배럴 및 경유 15만 배럴 등 올해 64만 배럴 규모의 비축유 구매를 추진한다. 지난해 비축유 규모(27만 배럴)의 2.5배 수준으로, 구매 예산은 314억원이다.
지난 9일 한국석유공사는 저유가 시황을 고려한 산업통상자원부의 비축유 구매 결정에 따라 원유 49만 배럴, 경유 15만 배럴 등 총 64만 배럴의 비축유를 314억원의 예산을 들여 사들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사는 이달 초 일부 물량에 대한 입찰을 실시했다. 잔여 물량에 대해서도 유가 상황 등을 고려해 추후 입찰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비축유 조기 구매는 저유가 시기에 비축유를 최대한 확보함으로써 국내 에너지 안보 강화에 일조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아울러 공사는 국내 정유사들의 저장시설 부족 문제 해소 지원을 위해 여유 비축시설 임대도 추진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비축유 조기 구매는 저유가 시기에 비축유를 최대한 확보함으로써 한국의 에너지 안보 강화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차원이다"고 말했다.
비축유는 통상 산유국과의 직거래로 확보하지만 정부는 국내 정유사에서 구매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미국 에너지부도 비축유 구입 예산 확보에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지난달 미 에너지부는 비축유 구입을 추진했으나, 미 의회에서 예산 승인이 나지 않아 현재 한 걸음 물러난 상황이다.
하지만 미 에너지부 대변인은 "7700만 배럴 비축유 구입 계획을 완전히 철회한 건 아니다"며 "에너지부 장관이 후속법안을 통해 비축유 구입 예산을 확보하도록 의회와 협력하라고 최근 지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 에너지부는 자국 내에서도 근무 인력이 5000명 미만인 석유회사에서 먼저 비축유로 저장할 원유를 구입할 계획을 세웠다. 5~6월 중 1차로 3000만 배럴 입고를 완료한다는 세부안도 마련한 바 있다.
코로나19 확산 전보다 현재 미국의 원유 수요가 30%나 급감했다는 최근 조사 결과를 토대로 미 에너지부는 비축유 예산 확보에 다시 나선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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