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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투자기회를 엿보는 개인투자자들은 크게 늘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래 안전망인 '보험'이 상대적으로 등한시되고 있다.

주식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쉽고 간편한 보험 약관 대출 활용하거나 갖고 있던 보험을 해지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보험사(생보 3개사·손보 5개사)의 약관대출금은 실행액 기준으로 3월 2조7009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로 26.6% 증가했다. 약관대출금은 1월에 1조9773억원, 2월 2조1714억원으로 2조원 안팎에 그쳤다.

생보사(삼성·한화·교보)의 지난 3월 보험약관대출 발생은 총 2조127억원으로 올해 초(1월) 1조4809억원보다 약 36% 급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6087억원과 비교해도 20% 넘게 증가했다.

손해보험사도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여파로 대출 잔고가 소폭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주요 손보사(삼성·현대·DB·KB·메리츠)의 지난달 보험약관대출은 6882억원을 기록해 1월보다 27.8% 늘었다. 또 주요 보험사의 해지환급금이 3월에 3조162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3월과 비교하면 29.5%나 늘었다.

통상적으로 보험 해약과 약관대출은 대표적인 경기불황 지표로 활용된다. 가입자가 중도에 해약하면 보험사는 사업비 등을 제외하고 환급하기 때문에 살림이 어려워져도 최후의 보루로 남겨두는 편이다.

하지만 지난달엔 서민경제 악화와 더불어 주식투자 열풍이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주식시장은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성행이다. 지난달 개인투자자들은 매수물량을 12조원 이상으로 키우며 주식투자 열기를 이어갔다.

최근 인크루트와 알바콜이 30대 이상 회원 554명을 대상으로 주식투자 경험에 대한 공동설문조사를 한 결과 성인 절반 이상이 최근 한 달 이내 신규로 주식투자에 참여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인터넷 주식관련 재테크 커뮤니티에는 "총알(자금)을 있는 데로 모아야한다", "저가매수 시점에 자금 마련을 위해 보험약관대출을 활용하면 된다" 등의 글도 등장했다.

자금이 부족한 2030 젊은 개미들이 상대적으로 쉽게 대출이 나오는 보험약관대출에 관심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보험약관대출은 보험계약자가 가입한 보험상품의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구조이기 때문에 별도의 신용조회 없이 간편한 본인 확인 절차만 거치면 쉽게 대출이 가능하다.

또 중도 상환수수료 없이 언제든 상환이 가능해 직장인 등이 비상금을 융통하기 위해 주로 활용한다.

다만 대출 문턱이 낮은 만큼 약관대출 금리는 높은 편이다. 보험약관대출 금리는 통상 5~6% 수분의 기준금리에 2~3% 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한다.

보험업계에서는 약관대출, 해지환급금의 일부가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 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주식투자 열풍이 워낙 거세서 약관대출을 통해 매수 자금을 마련한 케이스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보험을 깨서 주식을 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학생마저 주식투자에 뛰어들 정도로 주식시장은 열풍이지만 상대적으로 미래를 위한 준비(보험)에는 관심이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험업계는 납입 유예 등 각종 제도를 알리며 중도해지를 만류하고 있다. 보험을 중도 해지해 받는 환급금이 그동안 냈던 보험료보다 적어 고객에게 불리하다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보험약관대출의 경우도 높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할 경우 보험정지와 해지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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