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결과는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모습이다. 선거 이후 증시가 약세한다는 선례를 재현하고 있지만 뉴욕 증시 하락과 코로나19 우려가 여전히 코스피를 지배하고 있다.
16일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17.57포인트(0.95%) 내린 1839.51로 출발해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하락 출발했지만 이날 오전 소폭 반등했다.
전일 치러진 21대 총선은 더불어민주당과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이 180석을 확보해 여당의 압승으로 결론났다.
증권가에는 선거 이후에는 주가가 떨어진다는 속설이 있다. 지난 2000년 16대 총선부터 2016년 20대 총선까지 5번의 총선에서는 총선 이후 1주일 후에는 주가가 평균 1.6%, 2주일 후에는 평균 2.8% 떨어졌다. 한 달 후에는 코스피가 평균 5% 하락했다.
가장 최근인 2016년 20대에서도 1.75% 오른 후 4%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총선과 증시 하락이 뚜렷한 상관 관계가 있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16대와 17대 총선 후에는 미국 IT 버블 붕괴, 중국 정부의 긴축재정 선언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폭락할 때여서 총선과 증시 하락을 연결 짓기는 무리가 있다.
이날 지수 하락은 뉴욕 증시 하락과 유가 하락,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된 영향이 컸다.
간밤 뉴욕증시는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1.8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2.20%), 나스닥(-1.44%) 등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의 3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8.7% 감소하고 산업생산이 5.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증시를 부양할 수 있는 공약을 내세운 쪽이 승리했을 때도 지수가 유의미하게 오르지도 않았다.
증권거래세 단계적 폐지는 여야가 공통으로 내세운 공약이었고 공매도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선됐지만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경기 하락 등의 다른 변수의 힘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가 14일 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 이후의 경제 전망이 담 긴 '2020년 수정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지난 1월 전망치 3.3%에서 -3.0%로, 미국과 중국은 각각 2.0%에서 -5.9%, 6.0%에서 1.2%로 하향 조정됐다.
증시 변동성 자체도 완화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7일 1800선에 올라선 후부터 1~2% 내외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외국인 자금의 이탈 규모 역시 매주 진정되고 있다. 4월 첫째 주만 해도 주간 누적 기준 2조원에 달했던 외국인 순매도 금액이 전주 7600억원, 지난 14일 까지는 3200억원까지 감소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총선과 증시 등락은 대부분 사후 해석이라 총선 후 주가가 하락한다는 것은 상관관계를 찾기가 어렵다"며 "21대 총선 이후 주가가 하락하고 있지만 다른 변수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