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원유 선물을 거래한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유가를 HTS가 인식하지 못했고 만기 직전에 청산을 하려다 보니 사고가 생겼다.
21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이날 새벽 3시경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마이너스대로 떨어지면서 키움증권 HTS에서 관련 선물 종목인 '미니 크루드 오일 5월물'의 거래가 중단됐다.
키움증권 HTS가 마이너스 가격을 인지하지 못하면서 매매가 중단됐고 이에 따라 반대매매가 실시간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HTS에 마이너스 값이 아예 입력이 안되면서 투자자들은 청산 주문 자체를 넣지 못했다. 선물을 청산하지 않으면 원유 실물을 인수해야 한다. 결국 키움증권은 3시 30분에서야 강제 청산이 이뤄졌다.
한국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도 HTS에서 마이너스 값이 입력되지 않았지만 실시간으로 대처해 투자자 피해는 미미했다.
피해 상황에 따라 키움증권 고객들은 소송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키움증권은 투자자 피해 사항을 확인해 규정대로 보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미래에셋대우, 메리츠증권, 대신증권, 하나금융투자,신한금융투자, 교보증권 등의 경우 만기 전날 5월물을 청산해 유사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대부분 만기 전에 일찍 청산 하는데 키움증권은 만기 직전에 청산 하려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 또 원유 선물 마이너스는 사상 초유의 일이어서 전산 부문의 대응이 미비했다.
삼성선물, NH선물 등 선물회사를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 역시 선물사에서 원유 선물을 다루기 때문에 피해가 없었다.
하이투자증권, KTB투자증권, IBK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은 원유 선물 거래를 제공하지 않는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WTI는 원유 선물 만기를 맞아 배럴당 -37.6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대로 떨어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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