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인수한 LG헬로비전에 이어 또 하나의 거대 유료방송사업자가 탄생하게 된다.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빅3(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 티브로드동대문방송, 한국디지털케이블미디어센터와 합병해 30일 새로운 합병법인 SK브로드밴드(가칭)로 출발할 예정이다. 사명은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등기예정일은 다음달 6일이다.
합병법인 본사는 SK브로드밴드 본사주소(서울시 중구 퇴계로 24)로 유지된다. 티브로드 수원 본사 임직원 150여명은 이번주 내 합병법인 본사로 이동한다.
합병법인 지분은 최대주주 SK텔레콤이 74.3%, 태광산업 등 티브로드 계열이 24.8%, 티브로드동대문방송 계열이 0.4%, 한국디지털케이블미디어센터 계열이 0.4%를 각각 보유한다.
합병 후 티브로드, 티브로드동대문방송, 한국디지털케이블미디어센터는 소멸될 예정이다. 존속회사인 SK브로드밴드의 최진환 대표이사, 유영상 기타비상무이사, 하형일 기타비상무이사 및 감사위원은 합병 후에도 남은 임기동안 지위를 유지한다.
반면 소멸회사인 티브로드 계열 3사의 이사 및 감사는 전원 해산등기와 동시에 지위를 상실한다. 강신웅 티브로드 대표이사는 겸직하던 티캐스트 대표이사 자리만을 유지한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진헌진 전 티브로드 사장이 합병법인 이사로 신규 취임할 예정이다.
합병법인의 가입자 수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794만명이다. 이는 국내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의 24.03% 수준이다. 1위 KT(KT스카이라이프 포함) 31.3%, 2위 LG유플러스(LG헬로비전 포함) 24.7%에 이어 3위다. 매출은 4조원 대로 커지고 직원 수 역시 2300명으로 확대된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합병 후 과점 체제인 유선방송시장 및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시너지를 발휘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사업 및 재무역량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SK텔레콤 ICT 패밀리와 높은 수준의 시너지 달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올해 SK브로드밴드 상장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박 사장은 지난달 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SK브로드밴드의 기업공개(IPO)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냐는 주주 질문에 "올 상반기로 계획했던 계열사들의 IPO 계획이 내년으로 넘어가는 상황"이라며 "1년 정도 순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독보적인 1위 업체가 사라지면서 유료방송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 체제가 촉발되고 추가 인수합병(M&A)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SK텔레콤은 티브로드를 흡수한 이후에도 케이블TV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대HCN이 매물로 나오면서 인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SK텔레콤이 유료방송 2위를 쉽게 탈환하는 길은 추가 M&A에 나서는 것이다. 현대HCN은 알짜 권역(서초, 관악, 동작)을 갖고 있고 케이블TV 사업자 중 가장 높은 수준의 현금 창출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다음달 초 현대HCN에 대한 경쟁 입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LG헬로비전에 이어 SK브로드밴드가 새로 출범하면서 이제는 현대HCN 인수에 관심이 쏠린다"며 "빠르면 올해 안에 인수 작업이 마무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