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악화일로에 라텍스 장갑 수요가 급증하면서 원료인 NB라텍스 시장에는 또다시 훈풍이 불고 있다. 시장은 NB라텍스 글로벌 1위 기업인 금호석유화학 수혜를 점친다.
동시에 일각에서는 온도차를 보인다. NB라텍스 수익 증가 힘입어 글로벌 화학사들이 증설 경쟁에 뛰어들면서 공급과잉을 초래, 호조를 마냥 이어가기에 어려울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며 다중이용시설인 체험 전시회 등에서는 라텍스 장갑 착용을 확대하고 있다.
할리스 등 일부 커피 전문점에서는 전 직원 라텍스 장갑 착용을 의무화했고, 고속터미널과 같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의 직원도 라텍스 장갑 착용 후 고객 응대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가 사용량 확대를 부추기면서 2005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6.4%의 성장률을 보인 라텍스 장갑 수요는 2021년까지 연평균 10%의 성장이 예상된다.
화학업계에 따르면 라텍스 장갑 수요 증가로 8월 NB라텍스 단가는 전월 대비 상승이 점쳐진다. NB라텍스는 라텍스 장갑의 주 원료다. 7월 NB라텍스 단가는 6월 대비 6% 상승, 수출 물량은 26% 증가했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NB라텍스 업계 1위인 금호석유화학을 주목한다. 3분기 수익 개선을 예상, 연간으로는 전년 대비 47%의 영업이익 상승을 시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현재 전 세계 NB라텍스의 29%를 생산하고 있다. 올해 11월 중 NB라텍스 6만톤 증설을 완료해 물량 대응에 나선다. 최근에는 산업용 NB라텍스 신제품 개발을 마쳤다.

일각에서는 금호석유화학 NB라텍스 호조 전망에 엇갈린 의견을 내놓는다. 유의미한 정도의 성장이 아닐뿐더러 글로벌 증설로 NB라텍스 수급 타이트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한 화학업계 관계자는 "라텍스 장갑이 3~4년전부터 요리용 장갑으로 각광 받아 금호석유화학이 수익을 늘려왔던 것이고, 코로나19로 큰 변화가 있었다고 표현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화학업계 관계자는 "시황이 좋았던 게 오히려 글로벌 화학사들을 증설 경쟁에 뛰어들게 한 원인이 됐다"며 "하반기 국내 화학사는 물론 중국에서도 증설을 하고 있어 공급 과잉 초래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화학업계에 따르면 중국 NB라텍스 생산기업들은 현 20만톤인 생산량을 내년까지 76만톤으로 늘린다. 대만 난텍스(Nantex), 말레이시아 신토머(Synthomer)도 증설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도 NB라텍스로 인한 수익 확대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모양새다. 총 매출에서 NB라텍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소규모에 그쳐, 예전보다 생산을 늘린 건 맞지만 주력사업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NB라텍스 수요 증가 시작점이 불과 3~4년 전"이라며 "회사 실적을 좌우할 정도의 매출 규모도 아니어서 수급상황을 지속 예의주시하며 적절히 대응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