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택배업계가 2주만에 근로자 보호대책 추가안을 내놓는 등 택배기사 처우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분류인력의 단계적 추가 투입도 첫 발을 떼면서 택배기사들의 과중한 업무 부담이 경감될 수 있지 주목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택배는 계도기간을 거쳐 12월부터 '심야 배송'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배송을 멈추는 이 조치는 지난달 26일 롯데택배가 발표한 택배기사 보호 종합대책에 없던 부분이다.
국가인권위가 택배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문제 해결을 압박하면서 이같은 조치를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택배 3사 중 유일하게 심야 배송이 남아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심야 배송은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이 먼저 중단한데 이어 한진택배가 이달부터 멈췄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과로사의 근본 원인인 과다 업무를 줄이는 게 사측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안"이라며 "국민 90%가 처우개선을 위해 배송 지연을 동의한 점도 이번 결정을 내리는데 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택배 3사는 택배기사의 노동부담을 줄이는 분류작업의 인력 투입에도 진전을 보이고 있다. 분류인력 투입 규모와 시기에 있어 업체와 기사들간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최근들어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대리점과 분류인력 3000명 추가 투입을 위한 조율을 시작했다. 수급 상황을 확인해 현재 인력 투입 시기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대리점과 인력 투입 비용을 절반씩 분담하기로 했던 부분도 조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일부 대리점이 택배기사에게 비용을 떠넘길 것이라는 우려 섞인 시각도 제기됐지만 최근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은 관련 비용을 택배 기사들에게 부담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으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한진택배와 롯데택배도 분류인력 투입 준비단계에 돌입했다. 양사는 분류인력 1000명을 단계적으로 투입한다. 한진택배는 현재 전국 사업장과 대리점 환경을 파악 중이며 롯데택배도 사업장 분석에 나섰다.
택배사들은 노조와 협의를 통해 보호대책을 지속 보완해 가겠다는 입장이다. 택배비 인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돼 단가 상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택배사들의 근로자 보호 대책은 정부와 국회에서도 주목하는 사안"이라며 "심야배송 중단, 분류인력 투입, 택배단가 인상 외에도 필요한 부분을 논의해 찾아가는 중"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