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은행이 사모펀드 판매 재개에 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연합

우리은행이 사모펀드 판매 재개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9월4일부로 사모펀드 신규판매 업무 정지 제재가 만료됐다. 앞서 같이 영업금지를 받은 하나은행은 지난 19일 9개월 만에 판매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에 이어 우리은행도 사모펀드 판매 재개를 검토 중이다. 제재가 풀린 이후 3개월이 더 지난 시점이지만, 우리은행은 안정적인 채권형 사모펀드 위주로 펀드 라인업을 꾸려 영업활동을 재개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지난 3월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한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이유로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 대해 불완전판매와 내부통제 미준수 등의 이유로 3월5일부터 9월4일까지 6개월 간, 신규 사모펀드 영업 금지 제재를 내린 바 있다.

하나은행은 상품 재정비를 마친 상태로 지난주부터 영업 재개를 시작했다. '자산의 실재성 확인'하는 상품만 다루고 불완전 판매 방지 장치도 마련했다는 게 하나은행의 설명이다.

같은 기간 영업 제재를 받은 우리은행은 좀 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도 사모펀드 영업 금지가 풀린 만큼 영업활동을 조만간 재개할 것이란 입장을 내놨지만, 최근 옵티머스 자산운용 환매중단 사건 등으로 인해 사모펀드 시장이 다시 한 번 뒤숭숭해지자 판매 재개 시점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일단, 우리은행은 고액가를 대상으로 자산관리(WM) 서비스를 제공하는 투체어스(TWO CHAIRS) 프라이빗뱅킹(PB)센터를 중심으로 사모펀드 판매를 재개할 계획을 세운 상태다.

이에 앞서 우리은행은 상품 판매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관련 인력 영입 등 조직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최우선 과제는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완전판매 문화를 갖추는 것이다. 완전판매 관행이 전체 조직에 뿌리 내리게 하기 위해 조직과 프로세스에 변화를 주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우리은행은 기존 WM그룹 명칭을 자산관리그룹으로 변경했다. 리스크관리에 초점을 맞춰 고객케어센터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고객케어센터팀에서 투자 상품 모니터링을 담당할 리스크 매니저를 채용하기도 했다. 리스크 매니저는 금융상품 리스크를 모니터링 하는 인력으로, 운용사와 펀드에 대한 평가, 위탁매매계약을 체결한 운용사에 대한 사후관리가 주 업무다.

리스크 매니저는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의 기초자산 위험을 평가할 수 있는지와 최근 투자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대체투자 관련 상품 리스크 분석 능력까지 살핀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인력 충원은 향후 리테일에 안정성을 높인 상품 위주로 공급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안정성을 높인 상품을 위주로 판매 재개에 나서겠다는 게 목표지만, 현재 저금리 시대로 투자 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수요는 여전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은 만큼 수익성도 고려한 상품도 차근차근 공급할 계획도 마련했다.

우리은행은 은행 고객의 성향 등을 고려해 채권형펀드 등 안정적 상품 위주로 사모펀드를 우선 공급할 계획이다. 자산운용사의 건전성, 트랙레코드 등을 고려해 신중히 상품 라인업을 꾸린다는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제재 기간 종료 이후에도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 발생으로 고객 신뢰에 영향을 줬다는 것에 대한 고민으로 보인다"며 "오랜 준비 기간에 걸쳐 리스크 관리 체계를 탄탄히 꾸리고 있다는 평가지만, 분쟁 중인 사모펀드 피해 연대가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것도 다음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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