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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유료방송 시장은 IPTV와 케이블TV간 인수합병(M&A) 추진 등 구조개편이 이뤄졌다. 내년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다. 디즈니플러스가 한국에 진출하고 쿠팡도 OTT 시장에 뛰어들었다. CJ ENM에서 나온 티빙은 JTBC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국내 OTT 최강자를 노린다.

올해 유료방송 시장은 케이블TV가 잇따라 통신사에 흡수됐다. 우선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고 지난해 말 LG헬로비전을 출범시켰다. 티브로드와 합병한 SK브로드밴드는 지난 4월 새 출발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를 가져가자 KT도 대응에 나섰다. KT스카이라이프는 현대HCN을 인수한다. 현재 정부의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KT는 딜라이브 인수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KT가 딜라이브를 인수하면 계열사(KT스카이라이프+현대HCN)를 포함해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41.45%가 된다.

CMB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CMB는 지난 6월 매각을 공식화했다. 통신사들과 협의를 신속히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CMB는 대전광역시와 광주광역시의 높은 가입자 점유율을 기반으로 인근 충남 6개 시군, 전남 9개 시군까지 강력한 지역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CMB를 우선 인수해 대전과 광주 등 광역도시를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광역 권역 내 미래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M&A 전략이 포인트다. CMB 인수시 광역도시를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올해 통신사들의 케이블TV M&A로 새 판을 짰다. 내년에는 OTT가 새로운 시장을 키워낼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 3사 주도의 유료방송 M&A가 일단락됐지만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OTT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우선 월트디즈니의 OTT ‘디즈니플러스’가 내년 한국에 진출한다. 넷플릭스가 국내 OTT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디즈니플러스-넷플릭스-국내 OTT 경쟁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통신사들도 플랫폼 문을 활짝 열고 우군 확보에 나섰다.

▶ 2020년 상반기 유료방송 점유율.ⓒ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즈니플러스 국내 파트너로 KT와 LG유플러스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 픽사, 내셔널 지오그래픽, 마블, 스타워즈 등 자사 계열사 콘텐츠를 모아 서비스한다. 지난해 11월 서비스 시작 후 지난달 기준 미국 등 30개국에서 8680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디즈니가 국내 통신사들과 오랫동안 협의해 온 만큼 내년 상반기에는 국내에서도 디즈니플러스 서비스가 제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디즈니가 넷플릭스 사례처럼 1개 혹은 2개의 통신사와 손잡아 IPTV를 통해 서비스하고 디즈니플러스 단독 서비스도 내놓을 것으로 본다.

국내 OTT들도 글로벌 업체와 맞서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특히 쿠팡이 OTT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쿠팡은 지난 24일 '쿠팡플레이'를 선보였다. 쿠팡플레이는 월 2900원을 내는 와우 멤버십 전용 서비스로, 멤버십 회원은 추가 비용 없이 쿠팡 플레이를 이용할 수 있다.

쿠팡플레이에서는 국내·외 드라마와 예능, 영화, 다큐멘터리, 시사교양, 애니메이션 등 영상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쿠팡플레이에서만 볼 수 있는 독점 콘텐츠도 마련될 예정이다. 쿠팡의 OTT 사업은 온라인 쇼핑과 영상 콘텐츠를 함께 제공하는 종합 플랫폼으로 전환해 전체 시장 지배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 10월 CJ ENM 품에서 나온 티빙은 내년 JTBC와 OTT 합작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각자 IP(지적재산권)를 보유한 콘텐츠를 통합해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티빙을 기반으로 한 통합 OTT 플랫폼을 론칭하기로 합의했다. 여기에 네이버도 가세했다.

티빙 합작법인이 출범할 경우 국내 OTT 시장 재편이 이뤄질 전망이다. 1강 넷플릭스와 웨이브, 티빙 2중 체제가 된다. 콘텐츠업계에서는 네이버와 CJ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에 맞설 경쟁력을 확보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네이버가 보유하고 있는 오리지널 IP를 바탕으로 스튜디오드래곤의 제작 역량을 활용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고 티빙과 네이버TV·V라이브 등을 통해 유통할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뿔뿔이 흩어져 있는 국내 OTT를 통합해 덩치를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넷플릭스, 애플, 디즈니의 콘텐츠 물량 공세에 국내 OTT들이 각각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처럼 대작이 나오기 힘든 이유이다. 결국 글로벌 기업의 국내 진출에 대응해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정두남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연구위원은 "플랫폼 분산으로 넷플릭스와의 경쟁에서 열위를 극복하기 어렵다"며 "국내 주요 사업자들 간의 전략적 제휴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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