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해 10월일 '경영진 간담회'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한다는 KT 성장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KT

구현모 KT 대표가 계열사 KT파워텔을 매각하며 그룹 전반의 구조개편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더 이상 통신사가 아닌 '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co)'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KT는 KT파워텔을 디지털 보안장비 제조업체 아이디스에 매각한다고 22일 밝혔다. KT가 보유한 KT파워텔 지분 44.85% 전량(406억원)을 매각한다.

KT는 이번 KT파워텔 매각으로 IT·통신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신성장 동력의 재원을 확보해 금융, 미디어·콘텐츠 등 성장 사업 중심의 플랫폼 기업으로 KT그룹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계획이다.

앞서 KT는 지난해 10월 KTH와 KT엠하우스 간의 합병을 발표하며 KT그룹 '디지털 커머스 전문기업' 출범을 통한 유통분야 사업역량 강화를 선언했다.

구 대표는 지난 4일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해 고성장 신사업에 도전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의 강점을 경쟁력으로 미디어·콘텐츠, 로봇, 바이오 헬스케어 등 신사업에 도전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KT그룹 재편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난 12일 엔지니어링 전문 그룹사인 KT이엔지코어의 사명을 KT엔지니어링으로 바꾸면서 체질개선을 꾀한바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케이블TV사업자 현대HCN을 인수한다. KT는 또 다른 케이블TV사업자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콘텐츠 확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강화해 유료방송 시장 구도를 KT 중심으로 전면 재편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또 KT텔레캅, KT서브마린은 매각 가능성이 제기된다. KT텔레캅의 경우 최근 경쟁사인 ADT캡스가 SK인포섹과 합병을 결의했다. KT텔레캅은 에스원, ADT캡스에 이어 시장점유율 3위다. 시장지배력 확보를 위해 기업고객 확보 등 다양한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KT서브마린의 경우 지난해 10월 LS전선에 매각된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는 등 꾸준히 매각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유선 부문을 분리하는 KT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제기된다. PSTN(집전화) 사업 철수 가능성도 나온다. 금융권은 기존 통신 부문을 유선, 무선, 미디어 사업으로 나누고 금융, 부동산, 위성 사업부문을 병렬로 배치하는 가운데 지주회사로 전환, 기존 KT가 플랫폼 비즈니스까지 맡게 되는 개편을 예상한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적자 사업 부문에 대한 경영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고 플랫폼 사업 등 신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며 "KT의 가장 큰 약점인 과다한 영업비용 문제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체계적인 인건비 및 제반 경비 감축 기대감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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