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증권이 최병철 사장 임기 2년 차를 맞아 신용등급 '상향'과 '주가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사상 최대 순이익 달성에 따른 수익성 개선과 함께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주효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차증권의 신용등급을 기존'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한 시장 지위 제고와 함께 수익성 개선, 우수한 재무건정성, 우수한 이익창출력 등이 반영됐다.
이로써 현대차증권은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AA-/안정적' 등급을 획득하게 됐다.
현대차증권의 신용등급을 가장 먼저 올린 곳은 한국신용평가다. 지난해 12월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차증권의 신용 등급을 '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한 단계 상향했다. 이어 나이스신용평가가 올해 3월 16일 현대차증권의 신용등급을 A+에서 'AA-/안정적'으로 상향했다.
신평 업계는 현대차증권이 다각화된 사업기반을 바탕으로 이익창출 능력을 개선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실제 현대차증권의 2020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9.3% 늘어난 1174억원, 순이익은 17.4% 증가한 843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치를 달성했다.
먼저 국내 증시 호황을 계기로 리테일 부문 수익이 급증했다. 현대차증권의 위탁매매 수수료 수지는 2020 회계연도(FY2020) 기준 797억원으로 전년도 288억원 대비 177% 가량 늘었다. 또 사업다각화로 물류센터와 신재생에너지 등 대체투자 범위를 확대하면서 기업금융(IB) 부문까지 고른 성과를 냈다.
특히 현대차증권의 최근 3개년(2018~2020) 평균 총자산수익률(ROA) 및 판관비·영업순수익 비율은 각각 0.98%, 60.3%로 우수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ROA가 1.11%, 판관비·영업순수익 비율이 52.9%를 기록하면서 우수한 수익성을 시현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차증권은 IB 등 고마진의 사업 확대, 자산관리부문의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수익성이 개선세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0 회계연도에는 IB 및 자산관리 부문 수지가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역대 최대 수준의 증시거래대금에 힘입어 위탁매매수수료 수지가 크게 개선됐다"며 "채권운용규모 확대로 이자수익 규모도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수익성 개선과 함께 '주가'도 대폭 상승했다. 지난해 초 9980원에 머물렀던 주가는 이번달 22일 현재 1만2400원으로 1년 만에 24.25% 올랐다.

◆최병철 사장, 지난해 조직 개편…"리스크 관리 주효"
현대차증권를 향한 신평업계의 잇따른 상향은 최 사장의 위험관리 능력 덕분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최 사장은 30년 이상 '재무 전문가'로 활약하면서 이전 현대자동차 재경본부장을 역임했다.
실제 그는 지난해 3월 현대차증권 대표이사에 오른 뒤 같은해 12월 전략리스크관리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집중했다. 최 사장 취임 이후 현대차증권의 우발부채 규모도 빠르게 감소했다.
현대차증권의 우발부채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6153억원으로 지난 2015년 3월 1조2000억원 대비 49% 감소했다. 또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은 57.8%로 지난해 9월 기준 업계 평균인 64.7%를 하회하고 있다.
한편 최 사장은 지난 19일 열린 현대차증권 제 6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핵심 목표로 △수익 다각화 △디지털 전환 △리스크관리 등을 꼽았다.
최 사장은 "포스트코로나 IB 딜 발굴과 사모펀드(PEF) 등으로 IB 수익원을 다각화하고 해외주식거래 대상 국가를 확대하겠다"며 "철저한 사업성 검토를 통해 미래 전략과 신규 사업을 끊임없이 모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차별화된 디지털 사업 모델 구축과 혁신 핀테크 금융 상품 발굴, 디지털 자산관리 등 디지털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고객 맞춤형 비대면 컨설팅 등 언택트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며 "이와 함께 고객 데이터 분석 강화, 디지털 마케팅 채널 활성화 등을 통해 고객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금융소비자 보호와 리스크 관리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금융소비자 보호 체계 고도화 및 임직원 내부통제 내재화 수준을 향상하겠다"며 "리스크 관리 시스템 업그레이드 및 투자 자산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리스크 대응 능력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