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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3사가 CJ ENM에 "오만과 욕심에 가득차 있다"며 공개 비판하고 나섰다. IPTV 3사와 CJ ENM간 프로그램 사용료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IPTV 3사가 속한 한국IPTV방송협회는 2일 'CJ ENM 비전 스트림'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CJ ENM이 유료방송시장의 동반자를 폄훼하고 왜곡했다는 점에 아쉬움을 넘어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시장지배적 사업자로서의 오만과 욕심에 가득차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 IPTV 3사와 CJ ENM은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율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CJ ENM은 IPTV 3사에 전년 대비 최소 25% 이상의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IPTV 3사가 운영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실시간 프로그램 사용료는 급격한 인상폭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IPTV 플랫폼과 모바일 플랫폼 프로그램 사용료는 함께 묶어서 계약해왔지만 올해 별도 책정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CJ ENM은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 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강호성 CJ ENM 대표는 "K콘텐츠는 글로벌 인정을 받는데 이를 유지하는 산업구조, 유통구조는 국내시장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한국 시장이 콘텐츠에만 관심이 있고 수익 분배에 관심이 없으면 글로벌 메이저 스튜디오에 예속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종합유선방송(SO)은 수익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콘텐츠 사용료로 제공하고 있고 영세한 SO도 상당 부분 내놓고 있다"며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IPTV는 인색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협회는 "자사의 비전을 선포하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근거 없는 예시와 수치로 언론과 국민을 현혹하고 K콘텐츠의 성과를 CJ ENM과 티빙이 모두 독식하겠다는 발상을 보면서 불과 며칠 전 논의했던 상생은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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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협회는 IPTV는 콘텐츠 대가 지급에 인색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협회가 인용한 2019년 재산상황공표집 자료에 따르면 CJ ENM이 IPTV를 포함한 전체 유료방송사업자로부터 지급받은 방송 프로그램 제공 매출액(콘텐츠 프로그램 사용료)은 2210억원이다. 2018년 대비 2019년도 방송 프로그램 제공 매출액 증가분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협회는 "IPTV사는 2019년 수신료 매출 대비 전체 콘텐츠 수급비용으로 48%가 넘는 1조1712억원을 지불했다. 전체 프로그램 사용료로 시장 점유율 51%보다 높은 63%를 지급하고 있다"며 "IPTV사가 콘텐츠 수급비용에 인색하다는 CJ ENM의 주장은 현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협회는 "일반 방송채널사업자(PP)에게 실시간 프로그램 사용료, 유·무료 VOD 사용료, 정액제 등 다양한 콘텐츠 비용을 지급하고 있다"며 "과거 광고 수입에 의존하는 모델에서 콘텐츠 사용료 수익, 해외 OTT 판매 수익 등 점차적으로 수익처가 확장돼 왔음을 상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강 대표가 유료방송시장 관행인 '선공급 후계약'에 대해 "'선계약 후공급'이 빨리 이뤄져 예측 가능성을 가지고 콘텐츠를 공급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협회는 "계약이 되지 않더라도 PP사에 기 계약서 기준으로 사용료를 월별 지급하고 채널 평가를 통해 측정된 콘텐츠 가치를 소급 적용해 최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히려 콘텐츠에 대한 사전 정보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기 제작된 콘텐츠 가치를 전제로 해 콘텐츠 사용료를 월별 지급함으로써 PP사의 안정적인 수익을 담보하고 위험을 상쇄시켜준 역할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협회는 "PP 매출 증대에 대한 순기능은 외면한 채 자사의 욕심만을 드러내는 점에 대해 큰 유감을 표한다"며 "CJ ENM은 과도하고 불합리한 요구를 지양하고 한정된 유료방송재원 속에서 IPTV사와 함께 산업 전체 파이를 키우는 방안을 고민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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