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홍국 회장. ⓒ하림그룹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이스타항공 인수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한 가운데 인수시 해운을 담당하는 자회사 팬오션과 항공사 간 시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전날 "인수 여부에 대해 알 수 없지만 인수 자금 조달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재무적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 자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사를 통해 인수가치가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도 밝혀 시너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하림그룹 계열사 팬오션은 지난달 31일 이스타항공 인수 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팬오션 외에도 쌍방울그룹의 계열사 광림과 사모펀드 운용사 등이 인수 의향서를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하림의 이스타항공 인수 성공 여부는 오는 14일 본입찰을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하림지주는 연간 2조원의 매출과 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고 자산은 10조원에 이른다. 또 팬오션 유보금 1900억원 등 하림그룹이 보유한 현금만 7000~8000억원으로 전해진다.

증권가에서는 하림이 인수에 성공할 경우 이스타항공과의 시너지에 대해선 '미지수'라는 견해도 나온다. 우선 해상과 항공물류는 완전한 이종 업종이어서 수직계열화를 실현시키기가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팬오션은 벌크선 위주의 원자재 운송을 하기 때문에 항공 화물과는 품목이 다르다"며 "밸류체인 내 합병이어서 시너지가 난다기보다는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수평적 인수합병(M&A)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또 하림이 물류 사업에 방점을 찍은만큼 시너지를 고려했을 때 이 부분과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해석이다. 정부가 2015년 도시첨단물류단지(도첨단지) 조성 사업을 시작한 가운데 하림산업은 지난해 9월 양재동에 그린&스마트 도시첨단물류 시설과 연구·개발(R&D) 지원 시설 등으로 구성된 복합 단지를 구성하겠다고 밝히며 총력을 쏟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스타항공은 여행수요에 특화돼 있는 점, 저비용 항공사로 장거리 노선에 대한 면허가 부재하다는 점 등이 시너지에 의문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하림의 주 사업영역인 축산, 식품가공, 사료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곡물은 필수적인 요소다. 김 회장은 국내는 곡물이 부족해 미국 등 북미 지역과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 지역을 염두해 두고 '글로벌 곡물유통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회장이 실탄은 충분하지만 인수 시너지를 고려한다는 것도 이 같은 부분을 우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타항공 인수에 따른 재무 리스크도 부담이다. LCC 경쟁이 격화하면서 이스타항공은 완전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영업 중단 상황에 놓이면서 실적이 더욱 악화일로를 걸었을 것이란 게 시장의 예측이다.

이와 관련해 하림 관계자는 "현재 많은 절차가 남아있고 이스타항공의 재무적 상태를 파악하는 단계"라며 "시너지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현재로선 구체적인 구상을 밝히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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