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쇼핑이 수익성 개선을 위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지난해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이 비효율 점포 및 부진 사업 정리, 백화점·마트 등 각 사업부별 운영 전략 실행 등 수익성 개선에 중점을 둔 운영전략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1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이달 중 새로 뜨는 브랜드를 추천하는 '트렌드 센싱(Trend Sensing)'과 점포별 특성을 반영해 적합한 브랜드를 선정하는 '엠디 어드바이저(MD Advisor)' 시스템을 롯데백화점에 적용한다. 신규 브랜드 발굴과 점포 브랜드 구성 등에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건 유통업계에서 롯데쇼핑이 처음이다. 롯데쇼핑이 직접 개발하고 가동에 들어간다.
롯데쇼핑이 새롭게 시도하는 이 시스템은 빅데이터(Big Data)를 활용해 '초개인화'를 지향한다.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해 체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MZ세대 니즈와 취향을 읽는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해당 시스템이 백화점 점포에 구축되면 상품본부 바이어나 점포 영업담당자가 접속해 트렌드나 점포별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롯데쇼핑은 현재 400여개 패션 브랜드와 리빙 등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카테고리로 분석 대상도 확대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백화점의 오프라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라며 "최근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이나 마케팅, 고객 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을 세분화된 타킷별로 각각 케어하는 관리 방안도 테스트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롯데쇼핑의 이 같은 행보는 강 대표의 '체질개선' 주문과 맞물려 있다. 지난 2005년 롯데쇼핑 이사로 출발해 줄곧 백화점에 몸담았던 강 부회장은 2019년 유통 비즈니스 부문(Business Unit·BU)장과 롯데쇼핑 대표를 겸임한 이후 체질개선 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앞서 지난해 3월 강 대표는 주주총회에서 "롯데쇼핑의 핵심역량인 공간, 상품기획(MD) 역량, 최대 규모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강 부회장의 체질개선 작업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 100여개가 넘는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면서 지난해 3분기에는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아 '깜짝 실적'을 내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비효율 점포 정리 효과는 올해부터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구조조정 효과가 본격화해 연간 2000억원의 실적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강 대표는 지난해 7월부터 겸직하고 있는 롯데자산개발도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롯데자산개발은 지난해 11월 근속 연수 제한 없이 정규직 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다만 롯데자산개발로부터 인수한 롯데몰 사업(6개 점포)은 정부가 추진 중인 '월 2회 의무휴업' 규제 대상에 포함될 시 난항이 예상된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신규 출점은 물론 매출이 급감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6시까지 진행되는 '2021 하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는 강 부회장이 속해있는 유통BU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하반기 대응전략도 논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