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격적인 레저·캠핑 시즌이 시작되면서 스포츠유틸리티(SUV), 레저용 차(RV) 등 다목적 차량 판매가 수직 상승중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한국지엠 등 완성차 브랜드들은 '차박족'을 겨냥한 신차, 옵션, 상품 증정 등 치열한 마케팅전을 벌이고 있다.
13일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등록된 SUV는 34만4623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승용 세단 판매량 31만3363대를 넘어선 수치다. 캠핑, 여가에 적합한 다인승 다목적차량(RV) 판매량은 6만7580대로 작년 동기 대비 101%나 급증했다.
이같이 '승용차=세단' 공식이 깨진 것은 캠핑, 레저 등 새로운 여가 문화가 생겨난 데 따른 변화로 읽힌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 여행길이 막히면서 차박(차에서 숙박)·캠핑 수요가 급속히 확대됐고, 이에 완성차 업체들은 고객 수요를 잡기 위한 마케팅에 적극 나섰다.

기아 카니발은 '틈새시장'으로 분류되던 캠핑과 차박 수요에 정면 대응하기 위해 최근 출시한 연식변경모델(2021년형)에 '아웃도어 트림'을 추가했다. 이 트림은 2열에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 대신 매뉴얼 시트를 적용하고, 2열 시트의 전방 슬라이딩 길이를 늘인 것이 특징이다.
아웃도어 트림 뒷 좌석을 폴딩하면 신장 180cm의 성인 2명이 누울 수 있는 2열 후방 공간이 마련된다. 3열 시트를 제거했기 때문에 차량의 가격이 저렴해졌고 고객은 캠핑을 위해 차량을 개조하거나 시트 탈·부착하는 이중 지출을 줄일 수 있다.
이에 더해 캠핑에서의 공간 활용성을 더욱 높여줄 텐트, 멀티 커튼, 에어 매트 등 카니발 전용 용품을 기아멤버스 카앤라이프몰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차박을 경험할 수 있는 체험 플랫폼 '휠핑'을 진행중이다. 자동차의 휠(Wheel)과 캠핑(Camping)을 합성한 단어인 휠핑은 차박이 낯선 고객에게 2박3일간 SUV 캠핑 경험을 제공한다.
오는 8월22일까지 진행되는 이 행사에는 △투싼 △싼타페 △아이오닉 5 등 3종의 차량이 제공되며 이용료는 무료다. 테이블, 의자, 폴딩박스, 매트 등 필수 차박용품을 소정의 금액에 대여해주기도 한다.
이 외에도 4박5일간 다양한 RV 차종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 '현대 드라이빙라운지 여름맞이 렌탈 시승 이벤트'도 진행중이다.
오는 30일부터 8월10일까지 운영되는 이 행사에는 500여 명의 고객이 이용할 차량들이 준비됐다. △아이오닉5 △스타리아 △넥쏘 △팰리세이드 △싼타페 △투싼 △코나 △베뉴 등 총 250대가 마련됐다.

쉐보레는 트래버스 구매 고객에게 △무이자 할부 △콤보 할부 △현금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또한 본격적인 야외 활동 시즌을 맞아 캠핑 및 차박 시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차량용 에어 매트를 추가로 제공하고 있다. 특정 재고 차량에는 루프 크로스바 액세서리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한편 레저 수요가 크게 늘면서 대형 SUV 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8년 1만2000여 대에 불과했던 대형 SUV 판매량은 2019년 6만6070대, 2020년 8만4099대로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에는 기아 카니발이 전년 대비 167% 증가한 4만6294대 팔리는 등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SUV 신차가 늘면서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캐딜락은 5세대 에스컬레이드를 출시했고 현대차는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새로 내놨다. 올해 하반기에는 기아 스포티지, 지프 그랜드체로키L, 쉐보레 타호 등이 출시된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레저생활이 다양해지면서 넓은 실내공간을 찾는 고객이 크게 늘었고 제조사들도 SUV 라인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라며 "여가수요, 실생활 수요를 채우는 다양한 라인업이 나왔기 때문에 인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