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대 금융지주가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거뒀지만, 코로나19에 따른 금융지원 조치가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에는 일부 건전성 지표에도 변동이 생겨 금융지주의 실적 그래프도 꺾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게티이미지뱅크

주요 금융지주들이 올해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시중금리가 오르며 이자수익이 급증한 데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쌓은 효과를 받은 영향이다.

다만, 코로나19에 따른 금융지원 조치가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에는 일부 건전성 지표에도 변동이 생겨 금융지주의 실적 그래프도 꺾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의 상반기 순이익은 1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KB금융은 상반기에 2조4743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6% 늘어난 것이다. 하나금융도 전년 대비 30.2% 증가한 1조7532억원의 사상 최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우리금융은 상반기 1조419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반년 만에 지난해 연간 순이익(1조3072억원)을 뛰어넘은 수준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14.9%나 급증했다. 농협금융도 1조2819억원으로 농협금융 출범 이후 상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40.8% 성장했다.

신한금융의 2분기 실적은 오는 27일 발표된다. 신한금융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3.72% 증가한 1조816억원, 상반기 순이익은 2조3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됐다.

금융지주들의 역대급 실적은 코로나 사태로 늘어난 대출 증가와 함께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은행의 이자수익을 결정하는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된 영향이 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 국내 은행의 NIM은 1.43%로 역대 최저치였던 지난해 말(1.38%)보다 0.05%포인트 상승했다. 2분기에는 0.02~0.04%포인트 더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해 2분기 금융지주들은 코로나19에 대비해 평소보다 많은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올해 비용 부담이 크게 줄어든 것도 호실적의 요인이다. 앞서 지난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는 손실흡수 능력을 키우기 위해 전년 대비 52.6% 많은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대손충당금은 손실이 예상되는 채권의 손실비용을 반영하는 회계 처리 방식이다. 대출자산의 일부를 부실 위험에 대비해 적립해 두었다가 추후에 그 돈이 되돌아오면 영업외수익 등으로 환입한다. 여기에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하면서 추가 충당금을 전입할 부실채권이 적어지고 있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부실채권 비율이 줄어들면서 나오는 은행권의 양호한 자산 건전성이 단기간에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오는 9월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원금 상환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종료되고, 이에 따른 정상화 과정에서 잠재된 부실이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는 당국의 금융지원 덕에 손실이 예상되는 채권이 적은 상황이지만, 대출 상환 유예 조치가 끝나게 되면 부실채권 비율도 급격하게 늘어 그동안 급증한 대출이 자산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게 금융권 일부의 시각이다.

그러나 금융지원 프로그램이 종료되더라도 코로나 지원 대출은 담보를 설정하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자산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반대 의견도 나온다.

금융지원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4차 유행이 시작되면서 금융당국에서 금융지원 조치를 더 연장할 가능성도 나온다"며 "대유행을 제외하더라도 코로나 사태 이후 당국은 꾸준히 가계부채 건전성 관리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금융사들이 선제적으로 쌓는 충당금이 영업외 수익으로 전환되는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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