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는 모빌리티 산업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몇 안되는 브랜드 중 하나다. 내연차의 대중화, 그리고 '안전'의 개념을 강조하던 브랜드가 스포츠 세단으로 발을 넓혔고, 보다 높은 단계인 매스티지로의 지위 이동에 성공했다.
이같은 변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모델이 준중형 세단 'S60'이다. 운전 재미'를 찾는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개발된 볼보의 전략 모델이며, 디자인을 통한 감성적 만족, 높은 수준의 동력성능에 다양한 미래차 신기술을 적용했다.

기자가 지난 6일 시승한 볼보 S60은 현대적인 감성이 물신 풍기는 간결함이 표현된 모델이다. 전통적인 세단의 형태를 버리고, 쿠페형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적용했고, 그릴과 헤드라이트 디자인을 통해 볼보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했다.
S60이 독일3사 경쟁모델(BMW 3시리즈, 벤츠 C클래스, 아우디 A4)와 비교되는 것은 패밀리 세단이 지녀야 할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담았다는 것이다.
제원상, 그리고 실제 느껴지는 실내 공간은 경쟁 차종 중 가장 넓고, 크다. S60의 제원은 전장 4760mm, 전폭 1850mm, 전고 1430mm, 축거 2872mm다. 독일3사 엔트리 세단 중 가장 큰 벤츠 C클래스보다 전장 50mm, 전폭 40mm, 축거 21mm가 더 크다.
보이지 않는 곳에는 레이더와 카메라를 장책해 도로 위 차량, 보행자를 보호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자동 제동, 충돌 회피 등이 담긴 첨단 인텔리세이프(IntelliSafe) 시스템이 기본 장착된다.
여기에 초미세먼지까지 거르는 '공기청정 기능', 영국의 하이엔드 오디오 '바워스&윌킨스'(B&W) 시스템도 느껴볼 수 있다. 12.3인치 디스플레이와 헤드업 디스플레이,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등 S60에 탑재된 기술을 나열하자면 끝도 없다.

달리는 성능은 흠 잡을 것 없이 좋다. 가속페달을 가볍게 밟아도 금세 고속도로 제한속도를 넘어설 정도로 성능이 좋다. 0→100km/h 가속시간 6.7초라는 제원이 허위가 아님은 탑승과 동시에 증명할 수 있다.
비결은 2.0리터 가솔린 엔진과 48볼트 전동화 시스템이 결합된 '마일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B5)'이다. 모터와 엔진 출력을 더한 최고출력은 250마력에 이른다. 독일 3사 경쟁세단들의 출력이 180~200마력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기본 부터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행 모드는 △에코(ECO) △컴포트(Comfort) △다이내믹(Dynamic) 등 세 종류를 선택할 수 있다. 에코와 컴포트의 모드에서 느껴지는 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다이내믹 모드에서의 질주는 쾌감이 있다. 보다 높은 RPM이 기본적으로 구동되기에 몰아치는 주행이 가능하다.

아쉬운 점도 있다. S60에 담긴 기능들은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3사보다 다양하고, 풍부하지만 주행중 느껴지는 감성적 측면은 어딘가 부족하다.
실내는 넓고 심플·간결하게 디자인했지만 시선을 압도하는 요소가 없다. 주행중 올라오는 소음(공명, 엔진, 노면마찰음)이 크고, 사운드 시스템은 세밀한 음질을 제공하지만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부족하다.
넓고 심플하게 정돈된 공간을 갖은 유럽 수입차를 원한다면 더 없이 좋은 차. 다만 독일차의 감성과 퍼포먼스에 익숙한 소비자라면 반드시 한 번 이상 시승을 한 후 구매하는 것을 권한다.
볼보 S60의 판매가격(VAT포함)은 4810만~541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