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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증시 상장 준비에 나선 SSG닷컴은 유통가를 대표하는 성공 사례로 지목된다. △대기업의 성공 통합몰 △증시에 등판하는 새벽배송 강자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 △신세계플랫폼에 오픈마켓 결합은 SSG닷컴이 지닌 상징성이다.

전문가들은 SSG닷컴이 신세계 계열 통합몰에 머물지 않고 오픈마켓 기능을 키워 특화된 온라인 플랫폼으로 가치를 만들 수 있다면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 통합몰→오픈마켓 '진화'

이마트 자회사 SSG닷컴은 유통업계를 대표하는 플랫폼 사업자로 진화하고 있다. 대부분의 이커머스가 소셜커머스 혹은 새싹기업(스타트업)으로 첫 발을 뗀 것과는 달리 SSG닷컴은 신세계그룹을 대표하는 계열사 통합 플랫폼으로 출발했다.

탄생 시점은 2018년 말이다. SSG닷컴은 이마트가 온라인쇼핑몰 사업을 물적분할로 분리해 설립한 SSG닷컴 최대주주는 지분 50.1%를 보유한 이마트, 2대 주주는 신세계(지분율 26.9%)이다. 이후 계열사인 신세계온라인몰을 흡수합병해 신세계그룹 통합몰로 거듭났다.

이같이 직매입(1P) 중심의 그룹 통합몰 체제로 집중해왔던 SSG닷컴은 제3자 입점업체(3P) 체제인 오픈마켓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그동안 신세계그룹 통합 플랫폼으로 성공 여부를 입증해 왔다면 앞으로는 광고 수익과 거래 중개 등 플랫폼으로서 진화하겠다는 것이다.

올 4월부터 오픈마켓 사업 테스트 베드를 운영 중인 SSG닷컴은 상품 경쟁력과 셀러 다양성을 확보한 뒤 정식 오픈할 예정이다. 셀러 확보를 위한 시스템 개편도 단행했다. 입점 셀러를 위한 판매자 센터인 '쓱 파트너스'를 마련한 SSG닷컴은 누구나 셀러가 될 수 있도록 가입절차를 간소화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점유율(MS) 3% 수준인 SSG닷컴의 경우 취급 상품수가 1000만 개를 기록한다. 쿠팡(MS 17%)과 이베이코리아(MS 12%)는 상품 수가 2억개에 육박한다. 상품 수가 늘면 고객을 유입하기 유리해지기 때문에 SSG닷컴은 오픈마켓으로도 입지를 굳이겠다는 포석이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다양하고 많은 수의 셀러만 확보된다면 네이버처럼 광고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면서 "SSG닷컴이 마케팅과 인프라 강화를 통해 통합몰로서 자리매김했다면 앞으로는 충분한 셀러들과 연대해 오픈마켓 경쟁력을 내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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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형만큼 적자 수반…2023년까지 거래액(GMV) 10조

쿠팡, 11번가, 마켓컬리 등 주요 이커머스업체들의 공통점은 외형이 커질수록 적자를 수반한다는 점이다.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투자가 불가피해서다. SSG닷컴도 다르지 않다. 외형성장만큼이나 영업손실이 따라왔다.

SSG닷컴 지난해 매출은 1조2941억원으로 출범 직후인 2019년(8441억원)보다 5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 규모는 818억원에서 469억원으로 줄였다. 올해 2분기는 영업손실 26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5월부터 연결로 반영된 더블유컨셉 영업이익이 15억원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자폭이 더 커진 것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올해 2분기 외형이 커진 만큼 적자 규모도 늘었다"면서 "신선식품과 새벽배송 등으로 이커머스 경쟁이 격화하면서 물류와 마케팅에 대한 투자를 늘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SSG닷컴의 앞날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소비가 활발해졌고 '위드 코로나' 추세 속에서 올해도 성장과 함께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란 관측에서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올해 하반기 SSG닷컴은 외형 성장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되고, 이를 통해 2023년까지 거래액(GMV) 10조원을 목표하고 있다"며 "프리미엄 상품을 강화하고 새벽배송은 물론 저녁배송 캐파가 확대될 예정"고 진단했다. 이어 오는 2023년 SSG닷컴 거래액이 1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면 흑자로 전환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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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오르는 상장 대어…그룹 기대주

이같은 사업 스토리와 성장 잠재력을 필두로 SSG닷컴은 기업공개(IPO)에 착수한다. 재무적투자자(FI)들과 상장 추진 결정에 대한 논의를 마친 상태로 조만간 상장 주관사 선정 작업에도 돌입할 계획이다.

최근 거래액 급증과 이커머스 기업에 대한 긍정적 사업 전망이 나오면서 상장 기업가치가 최대 10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SSG닷컴은 2019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블루런벤처스로부터 7000억원을 투자받을 때 기업가치를 3조300억원으로 평가 받았다. 증권가에선 SSG닷컴이 이번 상장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최대 세배이상(10조원) 평가받을 것으로 관측 중이다.

인수합병으로 덩치를 키워가는 모습도 SSG닷컴엔 호재로 작용한다. 최근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 신세계그룹은 SSG닷컴과 이베이코리아 간의 사업 시너지를 시사해왔다.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는 한편 이베이코리아의 20년 운영 노하우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거래액은 약 17조2000억원으로 SSG닷컴(3조9000억원)의 4배가 넘는다.

이같은 상황에서 SSG닷컴의 역할이 신세계그룹에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앞서 단행한 투자와 사업 확대 여파로 정체 흐름을 형성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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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은 마트, 백화점, 면세 등 기존 오프라인 위주 사업을 전개해오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수익성이 크게 하락한 상황이라 온라인 매출 확대를 위한 모멘텀 성장이 필요한 시기라서다. 지난 2018년 약 1조2000원에 달하던 그룹 합산 영업이익은 지난해 7000억원으로 41% 줄었다. 유통, 외식, 식음료, 호텔, 리조트, 패션 등 부문별 영업이익 모두가 하락세다.

이같은 상황에서 SSG닷컴이 그룹 구원투수로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태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 성과를 위해서는 플랫폼 간 또는 오프라인 매장과의 연계와 통합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여기서 보일 SSG닷컴 통합 협력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전망한다"고 진단했다.

극복해야할 장벽도 있다. 구독과 빠른 배송 등 무기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선두주자로 자리한 네이버와 쿠팡 등을 상대로 SSG닷컴의 서비스 차별화가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수석연구원은 "SSG닷컴이 신세계 계열의 단순 유통 채널에 머무르지 않고 자체적인 플랫폼으로서의 집행력과 성장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여부가 중요하다“며 "네이버 쿠팡과 같은 특화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데 상장 시점에 적정 가치를 받기 위해선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민유성 한신평 선임애널리스트는 "신세계그룹이 SSG닷컴 활용 여부와 방향성이 중요한 가운데 상장이 원활히 진행될 경우 온라인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 전략을 추진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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