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운 운임이 매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3위 선사 프랑스 CMA CGM이 내년 2월까지 운임 동결을 결정해 해운업계가 시장의 향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성수기인 3분기에 영향력이 큰 선사가 운임을 동결한 만큼 다른 선사들에도 운임 동결 압박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CMA CGM은 지난 9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내년 2월 1일까지 모든 스팟 운임(계약 후 즉시 적재할 수 있는 용선 계약에 지급되는 운임)을 동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운임이 오를 것으로 전망되지만 고객과의 관계 강화와 공급망 문제 해결을 위해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18주 연속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치솟고 있는 가운데, 세계 상위 선사가 운임을 동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MA CGM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 12.1%를 차지하는 세계 3위 선사다. 301만1910TEU(1TEU=6m 컨테이너 1개)의 선복량을 보유하고 있다.
CMA CGM이 성수기에 운임 동결에 나선 배경으로는 고운임으로 인한 화주들의 불만과 규제가 꼽힌다.
실제로 미국의 한 가구업체는 중국 코스코와 스위스 MSC가 해운법을 위반했다며 미국 연방해사위원회(FMC)에 60만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FMC는 지난 7월부터 컨테이너 운임 적정성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컨테이너선사가 화주들에게 적정 체선료를 부과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도 한국~동남아 항로를 운항하는 컨테이너 선사들의 운임 담합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운임 담합에 관한 최종 결론은 이르면 이달 중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규제뿐만 아니라 이미 운임이 오를 만큼 올랐다는 점도 운임 동결의 배경으로 꼽힌다. SCFI는 지난 10일 기준 4568.15로 올 초(2870.34)보다 59.2% 뛰었다. 또한 대형 선사들이 장기 운송계약 물량이 많고스팟 물량이 적은 점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내 선사들은 앞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CMA CGM이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이 주로 이용하는 노선인 미주 노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이번 결정에 다른 선사들도 신경을 안 쓸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다른 선사들에도 운임 동결에 대한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지속적인 운임 인상에 제동이 걸렸으며 운임 고점에 대한 우려를 더욱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