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교통부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조건부 합병 승인 가능성과 관련해 "운수권은 국가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양사 합병을 승인하더라도 독과점 해소 차원에서 운수권과 슬롯을 제한할 가능성을 내비친 데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김용석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15일 열린 국정감사에 출석해 '운항횟수나 슬롯 점유율은 얼마나 되어야 하는지, 이 사안과 관련해 공정위에 어떻게 이야기 해 왔냐'는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운수권과 슬롯은 국가 자원이기 때문에 이를 일방적으로 회수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외항사도 고려해야 해 공정위와 충분히 협의하고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김 실장은 "국가별 항공산업 경쟁은 주요 메이저 케리어가 중심"이라며 "양사 슬롯 점유율은 대한항공이 25%, 아시아나가 14%로 합쳐 39%(인천국제공항 기준)"라고 설명했다. 이어 "홍콩, 싱가포르 등 해외 항공사들이 자국 공항에서 허용되고 있는 슬롯 점유율은 통상적으로 50~60%"라고 덧붙였다.
'통합항공사 제한이 되면 인천공항 발전에도 제한이 있냐'는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는 "양사 합병은 항공산업의 환승객 등 특수 상황을 반영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국토부 국감에서는 통합 과정 지연에 따른 대한항공의 적자 발생 문제, 양 항공사의 인수 합병 문제를 시장의 독과점으로 볼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항공산업 경쟁력을 복원한다는 차원에서 봐야한다는 등의 지적도 나왔다.
한편 같은 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감에 참석한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도 양사 합병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은 지금도 홀로서기가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양사 통합으로 바게닝 파워(Bargaining Power, 협상력)가 좋아지면서 향후 기종 도입 등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 항공사는 통폐합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우리는 조치를 하지 못해 점점 경쟁에서 처지는 결과를 낳지 않나 해 답답함에 공개적으로 읍소한 것"이라며 "산업은행은 합병 주체가 아니라 주도적으로 할 수 없고 공정위원장이랑 협의할 위치도 아니라 답답하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