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1억원이 넘는 전기차를 출시하며 '플래그십 전기차' 승부에 나섰다. 정부가 친환경차 구매 진작을 위해 지급하는 보조금 대상(9000만원 미만 차량)에서 제외되는 고가 차량들이다. 이에 각 사는 가격보다 품질, 그리고 브랜드 가치로 승부를 본다.
2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아우디의 고가 전기차 e-트론(판매가 9800만~1억1500만원)은 올해 1~10월까지 690대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연간 판매 실적(601대) 가뿐히 넘긴 실적이다. 또한 1억3000만~2억3000만원대의 고가 EV모델 포르쉐 '타이칸'은 1182대가 판매되는 등 고성능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수입차 양강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플래그십 세단 'EQS', 럭셔리 SUV 'iX'를 출시하며, 고가 전기차 시장에 합류했다. 지난해 e-트론으로 전기차 시장 포문을 열었던 아우디도 'e-트론 GT' 'RS e-트론 GT' 등 고성능 모델로 시장 확장에 나선다.

벤츠는 지난 25일 열린 '2021서울모빌리티쇼' 미디어데이에서 플래그십 전기 세단 '더 뉴 EQS'를 선보이고, 본격 판매를 시작했다. EQS로 최상위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고, 올해 6월 출시한 EQA로 가성비 시장 입지를 다지는 양극화 전략이다.
EQS는 벤츠의 전기차 브랜드 '메르세데스-EQ'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럭셔리 전기 세단이다. 국내 시장에는 △EQS 450+ AMG 라인 △더 뉴 EQS 450+ AMG 라인 런칭 에디션 등이 우선 출시되며, 판매가격은 1억7700만~1억8100만원이다.
자체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인공지능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 하이퍼스크린' 등 전기 모빌리티 기술들이 담긴 것이 특징이다. 최대 245kW의 출력 발휘하고,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 478km, 0→100km/h 가속 6.2초가 소요된다. 배터리 잔량 10%에서 80%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30분이이다.
이 외에도 최고 수준의 안전 및 편의사양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을 장착했다.

BMW코리아는 지난 22일 전기 SAV 'THE iX'를 출시했다. EV모델로는 BMW가 7년만에 한국시장에 출시한 iX에는 30여개의 스피커,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디테일한 요소에 친환경 소재들을 배치하는 등 미래차 요소들을 충실히 담았다.
iX시스템에 적용된 2개의 모터는 가속 페달을 조작하는 즉시 최대토크를 발휘하며, 폭넓은 영역에서 최대토크를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고성능 트림인 'iX xDrive50'은 최고출력 523마력을 발휘하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6초가 소요된다. 'iX xDrive40' 트림은 326마력의 힘을 내고, 시속 100km까지 도달 시간은 6.1초다.
iX의 전장, 전폭, 전고는 각각 4955mm, 1965mm, 1695mm다. 전폭과 전고는 중형 SAV 'X5'와 비슷하고, 전고(높이)는 쿠페형 SAV X6와 같이 낮게 디자인해 스포티한 모습을 강조했다. 실내공간을 좌우하는 축거(휠베이스)는 3000mm로 X5와 X7의 중간 사이즈이다. 여기에 22인치의 거대한 휠을 달아 멋을 더했다.

아우디는 고성능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한다. 지난해 출시한 e-트론에 이어 연내에 △e-트론 GT △RS e-트론 GT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두 차량은 각각 390kW(530마력), 475kW(646 마력)의 최대 출력과 65.3kg.m, 84.7kg.m의 강력한 토크를 발휘하며, 0∼100km 도달 시간은 각각 4.5초, 3.6초에 불과하다.
오는 25일 열리는 서울모빌리티쇼에서는 소형 전기 SUV 'Q4 e-트론 40'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2분기 출시 예정인 이 차량은 벤츠 EQA, 현대차 아이오닉 5, 기아 EV6와 경쟁하게 된다.

한편 국내 브랜드인 제네시스는 지난 7월 브랜드 첫 전동화 모델 'G80 일렉트리파이드'(이하 G80 전기차)를 출시하며 럭셔리 전기차의 포문을 열었다.
사륜구동(AWD) 단일 모델로 판매되는 G80 전기차는 △합산 최대 출력 272kW(약 370마력) △합산 최대 토크 700Nm(71.4kgf·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9초(스포츠 모드 기준)만에 도달한다.
배터리 최대 충전 용량은 87.2kWh이며, 1회 완충으로 최대 427km(산업부 인증)를 주행할 수 있고, 350kW급 초급속 충전기를 이용할 경우 22분 이내에 배터리 용량의 10%에서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이 커지면서 프리미엄 고가 자동차나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지만 이미 전기차가 대세가 되는 상황이기에 소비자들이 가격에 크게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