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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오티닙·롤론티스 등 한미약품이 기술수출한 신약들의 글로벌 상용화가 가시화되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유입이 기대되고 있다.

앞서 몇 차례의 기술 반환건을 겪으며 불명예를 떠안았던 한미약품은 마일스톤을 통해 실적을 챙기는 동시에 '기술수출 강자'로서의 저력을 다시금 시장에 입증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미국 제약사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폐암 신약 '포지오티닙'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 허가 절차가 시작됨에 따라 내년 미국허가가 기대되고 있다.

포지오티닙은 한미약품이 임상 1상을 마친 후 기술수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신약으로 스펙트럼이 미국 등에서 임상 2상을 진행했다.

항암제에 경우 효과가 좋을 시 임상 2상 후 조건부 승인 신청이 가능한 만큼 스펙트럼은 치료 경험이 있는 국소 진행 및 전이성 'HER2 Exon 20' 삽입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NSCLC)을 적응증으로 FDA에 신약 시판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통상 FDA 신약 허가 절차가 1년 정도 소요되는 것을 감안해도 내년 중에는 허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포지오티닙은 올해 초 FDA로부터 '패스트트랙(FastTrack)' 의약품으로 지정된 바 있어 한층 빠른 허가가 기대된다.

내년 허가가 이뤄질 시 한미약품은 허가에 따른 마일스톤과 함께 판매 금액의 일정 퍼센트(%)를 추가로 지급받게 된다. 포지오티닙의 미국 내 시장 규모는 약 3조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내년 허가로 인한 마일스톤이 기대되는 신약은 포지오티닙 한 건만이 아니다.

지난 2012년 역시 임상 1상을 마치고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의 경우 지난해 미국 FDA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본래 올해 중 허가가 예상됐으나 생산시설 실사 과정 중 보완요청이 있어 이를 보완 중인 상황이다. 해당 사안을 마무리 후 내년 허가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2016년 제넨텍에 기술수출한 흑색종 치료제 '벨바라페닙'도 글로벌 임상에서 좋은 결과를 보이며 허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벨바라페닙은 제넨텍 모회사인 로슈그룹에서 진행된 글로벌 임상 2상에서 병용임상으로 함께 참여하며 돌연변이 암에서 좋은 효과를 보이며 최근 네이처지에도 게재된 바 있다.

내년 한미약품이 기술수출한 신약들이 상용화됨에 따라 유입될 마일스톤 규모는 계약조건에 따라 공개되지는 않지만 스펙트럼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포지오티닙과 롤론티스 허가 및 판매에 따라 한미약품에 지급될 마일스톤은 최대 약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한미약품 측은 내년 마일스톤 유입이 한미약품의 파이프라인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이 전임상 단계부터 진행해 기술수출한 파이프라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상용화 됨으로써 현재 보유 중인 파이프라인 역시 신약개발에 대한 충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그간 기술반환 등으로 인해 자사 파이프라인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기술수출한 신약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어 매우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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