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오션이 보유한 벌크선이 바다를 항해하고 있다.ⓒ팬오션

고공행진하던 벌크선 운임이 최근 반토막나면서 내년 업황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운임 급등의 주범인 글로벌 항만 적체 현상이 내년 완화되면서 운임이 약세를 보일 것이란 예상이다.

2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벌크선 운임 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는 지난 17일 기준 2379를 기록했다.

이는 전주(3272)보다 27.3% 급락한 수치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10월 7일(5650) 대비로는 57.9% 급락했다.

4분기 비수기 영향에다 물동량 감소가 겹쳤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광석 긴급 물량이 소화되면서 계절적 비수기를 맞아 대형선 중심으로 운임 약세폭이 심화됐다"며 "사실상 올해 성약은 마무리됐으며 중국 내 철광석 항구 재고를 감안하면 내년 1월에도 비수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BDI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진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BDI 강세는 코로나19로 인한 항만 적체 영향이 큰데, 내년부턴 이런 물류난이 다소 풀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미국, 중국 등의 항만 검역 강화로 배가 제때 입항하지 못하고 해상에서 대기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미국 정부는 물류난 해소를 위해 서부 항만 24시간 가동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중 공급난 완화와 이에 따른 해운 운임 하락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판단한다"며 "내년 BDI는 올해 대비 27.3% 급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미국 행정부의 노력, 인력난 완화는 미국 항만 정체를 경감시킬 수 있다"며 "오미크론 변이가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경우 중국 등 방역 관련된 항만 통제의 빈도도 약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BDI가 내년 3분기부턴 재반등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22년 예상 선복량 증가율은 1.3%로 물동량 증가율 1.5%를 하회할 전망으로 선복량 증가율은 2000년 이후 최저치"라며 "내년 1분기 중국 석탄 생산 정상화 과정에서 일시적인 운임 하락은 가능하지만 2분기 이후 본격화될 중국의 경기 부양책으로 재반등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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