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가 차세대 전지로 주목받는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R&D) 인력 수혈에 한창이다. 관련 업계는 아직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까진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보면서도, 주도권 선점을 위해 인재·기술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Cell 개발에 필요한 경력사원 수시 접수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접수 마감은 내달 2일까지이며 근무 지역은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이다. 지원 인력은 이공계 석·박사급 학위를 취득한 자로, 차세대 배터리 관련 경험 1년 이상 보유자를 우대한다. 우대 조항은 △소재계산과학 경험 △Li-Metal 박막 제조 △SOFC(연료전지) 전해질 개발 △셀 개발 경험 등이다.
수행 업무는 △전고채배터리 셀 개발 △전고체 셀 성능·수명·안정성 평가 △Li-Metal 음극 소재·음극 보호층·혼합도체 개발△양극·전해질·음극 전기화학적 계면 분석 등이 해당된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0월 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글로벌 포럼에서 공격적인 연구·개발(R&D) 인력 확충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당시 김준 총괄사장은 "신성장 동력이 되는 사업 분야에서의 기술 역량 확보를 위해 2023년까지 연구개발 인력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확대하는 등 내부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성준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장도 "배터리 재활용(BMR) 사업 등 기술력 확보에 속도를 높이겠다"며 "이를 위해 우수 인재 확보는 필요가 아닌 필수적 요소다. 친환경 미래 성장 연구개발 및 차별적 기술 솔루션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삼성SDI의 경우 지난달 전고체 전지 개발 연구가 가능한 경력·박사급 채용에 대한 서류 마감 이후 면접을 통해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올해 내내 △SDI연구소 △기술혁신센터 △중대형전지사업부 △소형전지사업부 △전자재료사업부 경력사원을 수시 채용해 왔다.
삼성SDI는 2018년부터 올 초까지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해 연구동을 신축하고 설비연수센터, 인재개발센터 등을 새단장하는 등 전국 사업장 근무 환경을 대폭 개선한 바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 전해질을 고체로 만든 배터리다. 액체 전해질을 쓰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경우 양극과 음극 사이에 접촉을 방지하는 분리막이 들어가는데,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이 분리막 역할까지 대신한다.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충격과 화재에 강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충전 시간이 짧아지는 것은 물론, 완충 시 주행거리가 현재 2배 수준이 800㎞ 이상도 가능하다.
한편 한국전지산업협회에 의하면 지난해 기준 국내 배터리업계 석·박사급 연구·설계 인력은 1013명, 학사급 공정 인력은 1810명 부족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국내 배터리 3사가 오는 2025년까지 해외에서 총 374기가와트시(GWh) 규모로 생산능력을 확대하면서 인력난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계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 규모는 연평균 25%씩 성장해 2025년 1600억달러(약 187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으로 보면 지난해 약 54조원에서 2030년 약 411조원으로 8배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배터리업계의 인력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갈수록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 인력 양성은 매우 중요하다"며 "산업계 전반의 인력수급 동향을 파악해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위한 인재·기술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