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저(User)'의 시대에는 미국에 뒤처졌지만 '팬(Fan)'의 시대에는 우리가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팬의 물결은 전세계적으로 이는 큰 물결이며 그 물결 속에서 대한민국 IT산업이 또 한 번 도약할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남궁훈 카카오 미래 이니셔티브센터장이 2022년 한국 게임 산업이 전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상 세계의 핵심 콘텐츠인 '게임'과 현실 세계의 핵심 컨텐츠인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최고 수준의 성과를 내고 있는 데다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메타버스의 변화에도 국내 기업들이 선도적으로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남궁훈 센터장은 지난해 12월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카카오 미래 이니셔니트 센터장에 선임됐다. 남궁 센터장은 카카오공동체의 '미래 10년(beyond mobile)'을 위한 글로벌 시장 공략과 미래 먹거리 발굴 등 통합 로드맵 구상과 실행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남궁 센터장은 3일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2022년은 팬(Fan)의 시대"라고 강조하며 팬의 중요성을 높게 봤다. 국내 IT·게임 산업이 지난 20여년 간 '이용자(User)' 주도로 성장해왔다면 이제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애정이 높은 '팬(Fan)'의 시대가 도래한다는 것이다.
남궁 센터장은 "디지털 콘텐츠 세대에서 팬은 '슈퍼 팬(Super Fan)'으로 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게임업계에서는 이들을 '고래'라고 부르지만 큰 맥락에서 보면 이들은 슈포 팬으로 칭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팬의 등장과 그들을 만족시켜주는 '슈퍼 크리에이터(Super Creator)의 등장이 현 시점에서 가장 유의미하게 봐야 할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남궁 센터장은 이용자 중심에서 팬 중심으로 시장이 변화하면서 생겨날 가장 큰 변화로 '콘텐츠'를 꼽았다. 이용자 시대에서는 이용자들을 연결하는 커뮤니케이션과 커뮤니티 서비스가 핵심이었지만 '팬의 시대'에서는 팬심을 근간으로 하는 콘텐츠와 커머스가 핵심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남궁 센터장은 "특히 디지털 콘텐츠는 UCC 콘셉트로 무한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B2C2C 기반의 컨텐츠 사업이 크게 확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콘텐츠 간의 '융합'이라는 관점에서 재편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디지털 콘텐츠 중심의 게임 산업과 사람 콘텐츠 중심의 엔터 산업은 서로 다른 영역이었지만 '메타버스'라는 키워드가 버츄얼 휴먼과 등장하면서 게임과 엔터 영역의 구분이 모호해졌다는 설명이다.
남궁 센터장은 "팬심으로 최근의 변화들이 다 설명되지는 않는다"면서도 "팬심을 기반으로 생각하면 현재 일어나는 많은 변화에 대한 이해가 쉬워진다"고 말했다. 그는 "메타버스도 슈퍼 크리에이터(super creator)와 슈퍼 팬(super fan)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어렵지 않은 인문학적 정의"라며 "팬들의 심정을 이해해야만 현재 일어나는 수 많은 변화를 이해할 수 있다. 그들이 느끼는 가치는 현실적 가치가 아니라 '희소성'에 더욱 방점을 찍는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감성비' 역시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남궁 센터장은 "팬들에게는 똑같은 농구화 기능의 '가성비'가 아닌 나만 가진 마이클 조던이 신었던 그 농구화의 '감성비'가 핵심"이라며 "그 감성비는 가성비 플러스가 아니라 팬의 숫자와 경쟁에 비례하기 때문에 실제 효용 가치 대비 수십만 수 백만, 수 천만배에 이른다. 그렇게 시작한 감성비는 거래 가치가 생기며 투자 자산이 되고 다시 또 다른 수준의 가성비로 둔갑한다"고 말했다.
구매자 1인 평균 지불액(ARPPU)을 일례로 들기도 했다. 남궁 센터장은 "ARPPU(Average revenue per paying user)는 PU와 함께 게임업계에서 많이 쓰이는 매출 관련 지표다. 쉽게 말해 객단가"라며 "이용자가 아닌 팬의 관점으로 시선을 바꾸면 ARPPU는 게임 뿐 아니라 모든 디지털 컨텐츠 영역과 커머스 영역에도 똑같이 펼쳐 나가야할 중요한 사업전략이다.
이용자 시대의 핵심 전략이 PU였다면 팬 시대의 핵심 전략은 ARPPU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기술과 웹3(web 3.0) 역시 팬 시대와 함께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웹3은 컴퓨터가 시맨틱 웹 기술을 이용해 웹페이지에 담긴 내용을 이해하고 개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지능형 웹 기술로 지능화, 개인화된 맞춤형 웹이다.
남궁 센터장은 "한때 모든 IT 회사들의 핵심 키워드 였던 AI 기술 또한 팬의 시대를 맞이하면서 해빙기를 겪게 될 것"이라며 "AI는 디지털 휴먼에 생명을 불어넣을 것이고 앞으로 더욱 크게 일어날 UCC의 바람으로 AI는 또 다른 하나의 컨텐츠 제공자로 존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웹3 또한 본 개념 속에서 크리에이터를 지원하고 팬을 만족시키는 수단으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큰 틀에서 보면 가상 세계 콘텐츠와 현실 세계 콘텐츠가 서로 융합되는 것을 촉진시켜줄 촉매제로 AI와 웹3의 기술이 접목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남궁 센터장은 대한민국 IT·게임 산업이 이 흐름을 주도할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가상 세계의 핵심 콘텐츠인 게임과 현실 세계의 핵심 콘텐츠인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성과를 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AI, 블록체인, 메타버스의 변화에도 우리나라 기업들은 선도적으로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기에 대한민국이 흐름을 주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높게봤다.
남궁 센터장은 "이러한 산업 환경에 따라 이용자의 시대에는 우리가 미국에 뒤쳐졌었지만 팬의 시대에는 우리가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팬의 물결은 전세계적으로 이는 큰 물결"이라며 "그 물결 속에서 대한민국 IT산업이 또 한번 도약할 기회를 맞이하고 있음을 2022년 새해를 맞이하며 체감한다"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