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참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올해는 최대한 참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최근 미국에서 열린 가전전시회(CES)에 참석한 뒤 귀국한 인원들이 줄줄이 코로나19에 확진되며 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MWC가 열리는 스페인 또한 일 확진자가 13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
SKT와 유플러스는 아직까지 참가를 확정짓지 않았다. 아직 기간이 남은 만큼 좀 더 지켜보고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3사 중 유일하게 KT가 참석의사를 밝히긴 했지만 언제 또 뒤바뀔지 예측할 수 없다.
1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3일 0시 기준 검역 단계에서 확인된 CES 2022 관련 확진자는 119명으로 추정됐다. 전날 0시 기준 집계된 70명에서 하루 사이 50명 가까이 늘었다.
특히 CES에 참관했던 회사 관계자들 속에서 꾸준히 확진자가 나오며 기업들의 불안감도 높아졌다. 현재 역학조사가 지속해서 진행 중인 만큼 확진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CES에서 악재가 터져나오며 오는 2월 28일부터 3월 3일(현지시각) 열리는 MWC까지 불똥이 튈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장 기한이 얼마 안남은 가운데 참석을 보류한 기업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행사가 개최되는 스페인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13일 기준 약 13만5000명으로 나날이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MWC 현장 행사 강행이 무리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내 통신사들도 행사 참석을 두고 아직 갈피를 잡지 못했다. 2020년 MWC 취소 이후 지난해 현장과 온라인을 합친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개최됐지만 통신3사는 참가하지 않았다. 다만 올해는 현장에서만 행사가 진행되는 만큼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유영상 SKT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CES와 MWC 최대한 둘 다 가겠다는 답변을 표하기도 했다. 유 대표는 SK그룹 계열사들과 함께 CES에 참가했다.
구현모 KT 대표의 경우 MWC를 주최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이사회 멤버로서 행사 참석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실제 KT는 이번 행사에 부스를 열기로 결정했다. 다만 누가 행사에 등장할지는 미정이다.
KT 외에 나머지 두 회사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특히 유럽의 상황이 CES때보다 더욱 불안해진 만큼 좀 더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양사는 국내외 분위기를 좀 더 지켜본 뒤 참석을 공식화할 계획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CES발 확진자가 계속해서 늘어나며 내부에서도 해외 행사 출장을 두고 동요하는 모습"라며 "당장은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