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왕좌 수성에 성공했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의 오랜 라이벌인 애플이 지난해 창사이래 최고 판매량을 기록하며 뒤를 바짝 쫓고 있어서다. 아울러 가성비를 앞세워 삼성폰 베끼기를 일삼던 중국 업체들의 글로벌 성장률이 최근 가팔라진 점도 다소 부담이다.

2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소매 판매량 기준 18.9%로 1위를 기록했다.

애플은 연간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며 점유율 17.2%로 2위 자리에 올랐다. 이어 샤오미(13.6%), 오포(11.4%), 비보(9.6%)가 뒤를 이었다. 특히 샤오미가 연간 판매량 기준 3위 자리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오포와 비보 역시 최고 점유율을 달성했다.

5개사 중 전년 대비 성장률은 샤오미가 35.1%로 가장 높았고 이어 오포(32.8%), 비보(25.2%) 등이 뒤따랐다. 애플의 성장률은 25.5%에 달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성장률은 0.9%에 그치면서 5개 업체 중 꼴찌를 기록했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을 제치고 출하량 기준 1위에 올랐다. 애플의 4분기 점유율은 22%로 삼성(20%) 보다 2%p 높았다.

삼성전자는 지난 1~3분기 Z시리즈와 A시리즈 등을 연이어 출시하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13 역습으로 결국 4분기 1위 자리를 내줬다.

통상 4분기는 애플이 아이폰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삼성의 점유율을 크게 앞서는 경향이 있다. 실제 애플이 작년 4분기 출시한 '아이폰13'은 중국에서 높은 인기를 끌면서 4분기 1위 도약에 힘을 보탰다.

▶ 아이폰13ⓒ애플

아이폰13이 선전한 데는 애플의 가격 동결 전략이 주효했다. 애플은 아이폰 신작 출시 때마다 가격을 조금씩 인상한 것과 달리 지난해 아이폰13 시리즈부터 가격을 동결했다.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는 "아이폰13 시리즈는 중국에서 전례 없는 인기를 끌었다"며 "공격적인 가격 정책이 경쟁력을 이어가는 데 한몫 했다"고 평가했다.

中, 삼성폰 카피로 점유율 ↑…시장 반응은 냉담

이런 가운데 중국 제조 업체들은 삼성폰 카피 전략을 일관되게 구사하며 시장 점유율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샤오미는 삼성과 같은 위아래로 접는 클램셸(조개껍데기) 폴더블폰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120㎐ 고주사율 디스플레이에 5000만화소 메인 카메라를 장착한 플래그십 제품으로 가격은 100만원 아래일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말 오포는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 시리즈와 비슷한 디자인의 자사 첫 폴더블폰 '파인드N'을 선보였고, 화웨이 역시 갤럭시Z플립 시리즈와 유사한 'P50 포켓'을 출시했다.

▶ 파인드Nⓒ오포

일각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삼성폰 베끼기에도 삼성 점유율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거란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세계적으로 삼성의 폴더블폰이 높은 인기를 구사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전체 폴더블 라인업 판매량은 전년의 4배 이상인 약 800만대로 추산된다.

나아가 업계에서는 삼성의 올해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이 78%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B증권은 "올해 다양한 업체들이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계획하고 있으나,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경쟁사들 대비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의 폴더블폰 판매가 기술 특허 문제와 저조한 수율 등의 이유로 중국 내수 시장에 국한된 반면, 삼성전자는 전 세계 다양한 국가에서 폴더블폰을 판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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