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지텍코리아 VC 본부장 윤제이슨. ⓒ로지텍코리아

지난해 12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전파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강화되었다. 조금만 버티면 팬데믹 전의 모습으로 서서히 돌아갈 것 같았으나 실제로는 그 과정이 순조롭지 않을 것임을 체감하는 시기였다.

전과 같았으면 직원이 밀집된 회사들은 이러한 변덕스러운 상황에 난감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비대면 업무가 활성화되어서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아도 큰 무리 없이 근무를 할 수 있다. 팬데믹 속에서 2년을 보내면서 새로운 일상이 된 원격근무에 대해 배운 것을 되짚어보자.

첫째, 원격근무는 계속 이어갈 것이다. 코로나19 전에는 원격근무자가 소수에 불과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적용된 이후 대부분 사무직들은 집에서 일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그리고 2021년 12월 고용노동부가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620개소를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75%는 팬데믹 이후에도 계속 시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는 기업들이 실제 재택근무를 시행해 보고 전반적으로 원격근무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볼 수 있다. 많은 기업은 원격근무를 계속 이어갈 것이며 이에 따라 회사 사무실도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줄어드는 사무실 출근자와 늘어나는 재택근무자를 수용하기 위해 기업들은 지정석보다 공용 업무 라운지를, 큰 회의실 한 두개보다는 각종 규모의 협업 및 회의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

둘째, 원격근무도 사무실 출근만큼 생산적이다. 기업들은 직원들이 원격근무 시 수행하는 업무량이 사무실로 출근할 때와 비슷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많은 직장인은 원격근무를 직접 해보고 원격근무의 비효율성에 대한 걱정이 줄었고 팬데믹 이전보다 사무실 밖에서 업무를 보는 것에 대한 자신감이 커졌다.

2020년 고용노동부 재택근무 업무 효율성 조사에 의하면 조사 대상 근로자의 73.9%가 업무 효율이 높아졌다고 응답했다. 그래서 이제 기업들의 다음 과제는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사무실과의 괴리감을 없애는 것이다. 원격근무자들과 출근한 직원과의 간극을 줄이려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셋째, 원격근무는 아직 개선할 여지가 많이 남았다. 원격근무로 전환하면서 직장인은 집이라는 특수한 업무 환경 때문에 새로운 문제와 맞닥뜨렸다. 다른 가족 구성원들이 신경 쓰이고 기술적 지원이 제한된다는 점이다. 많은 직장인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신만의 홈오피스를 만들어보았지만 대부분 소음, 기술적 한계, 불편함 등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직접적인 방해 요소가 없다면 원격근무는 안정적인 인터넷, 직장 동료와의 연결로, 회사 자료 접근성, 정확한 의사소통과 이를 가능케 하는 적절한 툴이 있어야 업무 효율을 유지할 수 있다. 실제 2021년 6월 산업경제분석에 의하면 ‘비대면 업무의 주요 애로사항’에 대해 838개사의 응답 중 41.6%는 기술지원 인력 부족, 21.3%는 노트북, 19.1%는 화상회의 서비스를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넷째, 화상회의는 대중화되고 있다. 2020년 10월만 해도 국내 ‘줌’ 화상회의 앱 이용자 수가 700만 명이었고, 이는 팬데믹 이전 3월 이용자 수 187만 명보다 4배 증가한 수치였다. 화상회의는 담당자들이 대면으로 회의에 참석하기 어려울 때 목적 달성에 있어 효과적인 도구다. 팬데믹 속에서 거리두기 지침과 업무 환경이 수시로 변해도 화상회의는 일관되게 협업할 수 있게 돕기 때문이다. 화상회의는 협업으로 의사결정을 이끌어낼 때나 중요 메시지를 전달할 때 특히 빛을 본다.

다섯째, 화상회의 에티켓이 아직 자리 잡히지 않았다. 회의 중 일어나는 수많은 애로사항은 예방 할 수 있다. 어두운 조명, 동시 발화, 반려동물의 화면 등장과 같은 상황들을 예로 들 수 있다. 집에 있는 아이들 때문에 회의 도중 공과 사의 경계가 의도치 않게 무너지는 일도 적지 않다.

이렇게 흔한 애로사항들은 사소한 문제로 간과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전체적인 회의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이의 방해와 같은 일부 상황은 인내심과 이해로 넘길 수 있지만 회의 참가자들이 서로의 말을 가로막는 것과 같은 문제는 자주 반복된다. 어떠한 문제든 회사가 회의 에티켓에 대한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해주면 연습을 통해 모두가 함께 해결할 수 있다.

코로나19로부터 일상을 되찾는 것은 생각보다 오래 걸릴지도 모른다. 그래도 기업들은 여태까지 원격근무와 비대면 회의로 잘 버텨왔다. 올해 기업들이 원격근무의 장점은 최대한 이용하고 단점은 차근차근 보완한다면 직원들은 원격으로도 편하고 어색함 없는 일과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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