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택배노동조합과 CJ대한통운 간 대척점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노조는 대화에 응하지 않을 경우 전 택배사 파업도 불사하겠다고 강하게 밀어붙였지만 CJ대한통운은 법적 대응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택배노조는 14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은 거짓 주장, 대화 거부, 노조 죽이기를 중단하고 즉각 대화에 나서라"며 "이번 주부터 끝장 투쟁에 돌입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마이크를 잡은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CJ대한통운은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렵게 만들어진 사회적 합의를 자신의 돈벌이에 이용하고 있다"며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파업 조합원 생계유지를 위한 채권 발행을 결의한 노조는 오는 15일부터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 전원의 상경 집회를 추진한다.
이달 21일에는 우체국·롯데·한진·로젠택배의 쟁의권 보유 조합원들이 하루 경고 파업을 실시하고 전국택배노조 7000명의 조합원이 상경해 택배 노동자대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노조는 CJ대한통운이 21일 이후에도 대화를 계속 거부할 경우 파업을 택배노조 전체로 확대할 방침이다.

CJ대한통운 노동조합은 택배노조에 대해 최근 강경 입장으로 돌아섰다.
택배노조가 본사 건물을 점거한 지난 10일 이후부터 현재까지 30여명의 CJ대한통운 직원이 상해를 입었다. 팔다리는 물론 목에 깁스를 한 직원들도 적잖다.
CJ대한통운 노동조합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어떠한 경우에라도 우리 조합원에 대한 폭행은 있을 수 없다"며 "전국택배노동조합에 엄중히 경고한다"고 했다.
이어 택배노조의 본사 점거를 불법이라고 비판하며 즉각 퇴거와 책임자 사퇴도 요구했다. 경찰에 본사와 전국 허브터미널 및 주요 인프라에 대한 시설보호요청도 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11일 택배노조를 재물손괴와 업무방해, 건조물 침입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으며 현재 노조 개개인에 대한 폭행·상해죄를 준비 중이다.

택배노조의 파업은 이날로 49일을 맞았다. 택배노조는 △택배요금 인상분 이윤으로 빼돌리기 △주6일제, 당일배송 등 독소조항 부속합의서 △저상탑차 문제 등의 해결을 촉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갔다.
파업 장기화에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택배노조는 정부 및 정치권의 개입을 요구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결국 물리력을 동원한 불법행위에 나선 것"이라면서 "집단이기주의적 행태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파업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CJ대한통운 직영기사들의 적법한 대체배송과 일부 비조합원들의 정상배송마저 방해했다"며 "일부 지역에서는 물리적 충돌이 발생한 것으로도 확인됐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파업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잇달아 발생하는 것은 노조의 불법에 대해 처벌이 정당하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미온적 대처를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