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금융시장 내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증권가는 건설 업종 등 일부 종목이 우크라 사태와 무관하게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간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공수부대를 투입했다. 제2도시 하르키우엔까지 공수부대를 투입했고, 하크리우에 핵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전략 폭격기를 보냈다. 도시에는 미사일 16개를 발사하기도 했다.
증권가는 투자심리 위축에도 불구 건설 업종이 무난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이날 오전 10시 50분 현재 총 73개 건설 종목은 전 거래일 대비 평균 2.67% 상승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상승 종목은 59개, 보합 종목은 6개, 하락 종목은 8개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한국 건설사의 해외 사업 중요도는 과거 대비 축소됐고 우크라이나 노출도는 거의 없다”며 “러시아에서 의미 있는 규모의 사업을 추진 중인 회사는 삼성엔지니어링과 DL이엔씨다”고 설명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러시아 발틱 ECC크래커는 1조4000억원 규모다. 올해 1분기 추정 전체 수주잔고 7~8% 규모다.
DL이앤씨의 러시아 발틱 폴리머 프로젝트는 지난해말 기준 1조6000억원 수준이다. 모스크바 리파이너리에 지난해 3월 3000억원 규모 가계약을 진행했다. 연결기준 전체 수주잔고 대비 합산 7.9%에 해당한다.
장문준 연구원은 “한국 건설사가 수준한 러시아 프로젝트 대부분이 초기 단계로 최악의 경우 타절 가능성을 감안해도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며 “미국과 EU(유럽연합)이 러시아 은행에 대한 스위프트(국제은행간통신협회) 결제망 배제를 결정하면서 기성 수금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프로젝트들의 전반적인 진행이 지연될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현재 매출 수준 자체가 극히 낮은 수준이다”며 “결론적으로 낮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노출도에 업종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다”고 부연했다.
다만 장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급상승이 건설사 원가율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며 “최근 러시아가 해외플랜트 신규시장으로 부각되기 시작됐다는 점에서 해당 시장의 수주 성장은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건설 업황 자체도 긍정적이다. 올해 1월 국내 건설 수주 합계는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13조7000억원이다. 발주자별로 보면 공공 36% 오른 2조3000억원, 민간 2% 증가한 1조4000억원, 공종별로 주택 9% 감소한 5조8000억원, 사무실 및 점포 등 40% 오른 2조8000억원, 공장 및 창고 등 14% 증가한 1조7000억원, 토목 18% 오른 2조7000억원 등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종별로 주택을 제외한 다른 부분에서 모두 성장했다”며 “주택은 재건축/재개발 규제, 부동산 시장 침체 등에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이민재 연구원은 “1월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중대재해법 시행 등으로 일부 현장에서 공사 진행이 느렸지만, 주거용 건축 기성액은 5조2000억원을 기록했다”며 “지난해 2, 3분기 주거용 건축 기성액은 평균 5조4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주택착공 실적이 증가해 공사 현장도 늘어났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