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유가가 급등락을 지속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실적에는 호조로 작용할 전망이다.ⓒ연합

국제 유가가 급등과 하락을 이어가면서 글로벌 시장이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급격한 등락을 보이는 등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실적은 청신호가 켜진 모습이다.

고유가는 해외건설업계의 핵심 수주 지역인 중동 산유국의 재정 여력을 뒷받침해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의 발주 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기준으로 국제유가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입장 변화에 급등락을 오가며 변동성 높은 장세를 연출했다. 현재는 급격한 급등으로 다소 진정세에 접어든 상황이지만 이미 상당히 오른 상태다.

10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2.68달러(2.47%) 하락한 배럴당 106.02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는 1.63% 하락한 배럴당 109.33달러에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한 때 배럴당 130달러 수준까지 뛰었다. 현재는 다소 누그러진 상태지만 여전히 배럴당 110달러를 웃도는 수준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실제 지난 10일 10% 넘게 빠졌던 WTI 가격은 장 초반 5% 이상 급등하며 114.88달러를 찍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상황이 종료되지 않은 만큼 시장 변동성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국내 건설사들의 전체 수주 실적은 중동과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유가 상승 등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2월말 기준 올해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은 54억3594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이 중 아시아 지역 수주액은 41억2529만달러로 전년 대비 683% 급증했다. 지역별 계약 공사 건수도 139건으로 전년 대비 60% 급증했다.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면서 수주 실적 호조세도 당분간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와 관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로 러시아산 원유를 기피하는 움직임도 나온 상황이다. 앞서 미국과 영국은 지난 11일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추가 제재에 나선 이후 유럽연합(EU)은 러시아 정부 관리와 신흥재벌 '올리가르히' 등을 제재 대상에 추가하는 데 합의하기도 했다.

국제사회는 러시아의 에너지 산업에 직접적인 제재를 가하지는 않았지만 금융제재 위반을 우려한 원유시장 참가자들이 러시아산 원유 사용을 꺼리고 있다. 러시아는 세계 3위의 석유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으로 하루 약 500만 배럴의 원유를 전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주요 기관들은 러시아산 원유 공급 차질이 지속될 경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140달러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JP모건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긴장 고조로 공급충격이 이어질 경우 국제유가가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최고 185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국책 연구기관에서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러시아산 에너지 거래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차단하거나 러시아산 석유·가스의 대규모 공급 중단 상황이 발생하면 일시적으로 150달러 수준까지도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가 상승은 건설업계 수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해외건설협회는 국제유가 상승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약세를 보이전 중동 건설시장을 반등시키는 호재로 작용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산유국을 중심으로 막대한 오일머니가 발생해 발전소와 석유화학시설 플랜트 등 인프라 구축에 투입할 재정 여력이 생긴다"며 "적극적인 기반시설 투자는 국내 건설사들의 대형 프로젝트를 따낼 기회 확대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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