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빠르면 올해 기업공개(IPO)에 나설 예정인 케이뱅크 앞에 먹구름이 끼었다. 러시아발 리스크,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증시 전반이 침체됐기 때문이다. 저금리 속 유동성 확대로 IPO에만 나서면 흥행이 이어졌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싸늘해진 분위기다.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케이뱅크는 되려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개인사업자대출 등 상품을 출시해 여신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기업가치 올리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달 초 IPO 상장주관사를 선정을 마치고 현재 내부 실사를 진행 중이다.
당초 케이뱅크의 IPO 목표 시점은 오는 2023년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2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실적에 탄력을 받자 빠르면 올해로 IPO를 앞당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케이뱅크 IPO에 대한 기대감은 컸다. 케이뱅크보다 앞서 지난해 8월 상장한 카카오뱅크가 상장 직후 시총 40조원을 넘나드는 등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하자 같은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도 높이 평가된 것이다.
케이뱅크의 예상 시가총액은 최소 6조원에서 최대 10조원대까지도 전망됐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과 올해 들어 부각된 러시아발 지정학적 리스크,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인해 증시가 위축되자 장밋빛 미래에 대한 기대감은 가라앉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처음 흑자를 낸 케이뱅크가 바로 IPO에 나서는 것은 다소 성급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본업 경쟁력도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데다 증시 불확실성도 커서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는 대어급 IPO 종목이 많지 않고 그나마 상장이 예정됐던 기업들도 일정이 연기되고 있다"며 "증시 하락과 변동성 우려까지 겹치면서 전반적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케이뱅크는 되레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최근 주요 대출상품의 금리를 전격 인하한데 이어 당근마켓과 제휴, 개인사업자 대출 출시 등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진행 중이다.
눈에 띄는 점은 중저신용자 대출액을 늘린데 이어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 출시하고 주택담보대출 및 중도금대출을 준비하는 등 상대적으로 빈약했던 여신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각종 실적 지표를 공격적으로 키우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인터넷은행을 통해 대출을 받으려는 개인 및 사업자 고객이 많다는 것이 입증된 만큼, 케이뱅크도 개인사업자대출을 통해 고객 외연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인터넷은행들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필수적"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