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백화점 3사가 올해 실적에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엔데믹으로 외출을 재개하면서 의류 판매량이 급증해 실적 상승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해외 여행이 본격 재개하기 전까지 패션 등 고마진 소비재 판매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 3사가 연 매출 15조원을 달성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올해 1분기(1~3월)에 매출 7400억원, 영업이익 1050억원의 경영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9.4% 올랐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6% 상승했다. 현대백화점 1분기 매출은 5433억원, 영업이익은 1027억원으로 같은 기간 각각 9.2%, 35.2%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1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18.7% 오른 5853억원, 영업이익은 47.6% 뛴 1215억원으로 집계됐다.
백화점 3사 실적 개선은 오미크론 확산세 이후 소비 심리가 대폭 개선된 점이 주효했다. 특히 엔데믹을 앞두고 패션, 스포츠 등의 상품군 실적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은 해외패션 23.4%, 남성·스포츠·아동 부문에서 7.3%의 성장률을 보였고 현대백화점은 국내패션부문서 10%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분석됐다. 신세계백화점은 특히 골프웨어와 아웃도어가 각각 54.6%, 28.6%의 성장률을 보이며 실적을 밀어 올렸다.
지난해 백화점 3사 실적을 지탱했던 가전은 이번에 힘을 쓰지 못했다. 코로나19 첫 해인 2020년에 전년 대비 30%대 성장률을 보인 데 이어 지난해에는 33%~49.5%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는 6%대 상승에 그쳤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2년간 보복소비 일환으로 가전소비가 있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상승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2분기에도 패션 매출이 실적을 이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해외 여행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6월 말에도 백화점이 1분기 정도의 견조함을 유지한다면 업황 피크 아웃에 대한 우려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선 4월에 이어 이달 5~8일 황금연휴 당시 백화점 3사 패션 부분 매출은 55%~75% 늘어났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매크로 환경 부담으로 백화점 업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나 4월과 5월 모두 두 자리 수 이상의 기존점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우려 대비 견조한 업황"이라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전망에도 기대감을 높여가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연말 수요가 몰리는 4분기에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연말에는 패션, 명품, 가전 매출이 고루 뛰어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하반기 견조한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3사 총 연 매출은 15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거론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리오프닝이 시작되면서 소비심리가 본격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면서 "하반기부터는 점진적인 인·아웃바운드 관광객 증가로 외형이 성장, 이에 따른 손익 개션 효과까지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