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가가 가상자산(암호화폐) 전문가 모시기에 나섰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암호화폐의 제도권 진입이 점쳐지면서 신사업 먹거리로 점찍은 모양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최근 리서치센터를 중심으로 암호화폐 관련 인력을 충원중이다. 암호화폐 담당 애널리스트를 충원하거나, 팀을 꾸리는 방식이다.
암호화폐 시장이 활황이었던 2017년 한대훈 SK증권 애널리스트 이후 증권사 리서치센터 내 암호화폐 섹터 담당자가 등장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 내 평가다. 당시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이 암호화폐 유관 상품을 출시하려고 시도했었지만 시장 악화 등의 영향으로 불발된 바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말 김열매 연구위원을 투자전략부 부부장으로 영입하고 암호화폐 리포트를 내놓기 시작했다. 김열매 위원은 2008년부터 증권사 애널리스트 생활을 해왔다.
신한금융투자는 이세일 애널리스트를 영입해, 암호화폐, NFT(대체불가토큰) 등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자산 전략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사내 임직원용 디지털자산 분석 업무도 수행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암호화폐 등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며 "증권사들의 매년 고민이 새 먹거리 창출이었던 만큼, 향후 암호화폐를 통해 신사업 진출로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다른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전후로 암호화폐의 제도권 편입에 대한 목소리가 힘을 받아왔던 만큼, 이제는 신사업에 진출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자본시장은 경제 환경 악화로 위축되고 있지만 암호화폐 시장은 확대될 것으로 기대돼서다"고 말했다.
앞서 증권가는 3월께 윤석열 대 대통령의 당선 직후 암호화폐 제도권 진입 기대감을 발판으로 신사업 진출로 모색에 나섰다. 증권사가 고려한 암호화폐 관련 신사업은 수탁 사업, 유관 투자 상품 출시 등이다.
미래에셋그룹은 그룹 산하 디지털자산 전문사를 설립할 방침이다. 한화투자증권은 두나무에 직접 투자해 지분을 보유하기도 했다. SK증권은 블록체인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수탁 서비스에 뛰어들었다. 삼성증권도 STO(블록체인 기반 증권형토큰) 개발을 위한 인력 충원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