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7일 “저비용항공사(LCC)의 맹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장기적으로는 대한민국의 2위 사업자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이같이 밝혔다.
제주항공은 올해 사업 전략을 ‘비도진세(備跳進世)’로 표현했다. 비도진세는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도약을 준비한다’는 뜻으로 코로나19가 위드코로나로 전환된 상황에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제주항공은 원가경쟁력과 재무건전성 확보에 사활을 걸 방침이다. 김 대표는 “원가경쟁력이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이라며 “원가경쟁력에서 비롯되는 수익 구조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항공은 내년에 B737-8기를 도입한다. B737-8기는 기존 제주항공이 운항 중인 보잉 Next-Generation 737(NG)과 85% 이상의 호환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연료 효율도 기존 기종 대비 14% 감축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돼 제주항공의 원가경쟁력 향상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보잉으로부터 직접 계약한 것으로 LCC 업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사례”라고 밝혔다. 재원 확보 방안에 대해선 “항공기를 담보로 한 파이낸싱은 국제적으로 발달돼 있어 어려운 게 없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사업다각화도 시도한다. 기업의 핵심 역량인 여객 운항의 기반을 다지면서 화물사업에 뛰어드는 것이다. 김 대표는 “반도체나 자동차 부품 등 중량화물보다는 특송(특별수송)이나 전자상거래 화물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전자상거래 분야는 아시아 쪽에서 계속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성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오는 2025년부터 상용화 예정인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에도 뛰어든다. 박태화 운항통제본부장(UAM 추진단장)은 “UAM은 기본적으로 사람이 탈 것으로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하다”면서 “제주항공의 지난 17년간의 경영 노하우와 인적 자원 등이 UAM 시장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항공 업계 최대 이슈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관련해선 “기본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서 판단하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조건부(경쟁성 완화)로 기업결합을 승인했지만, 중국과 일본 항공사에서 더 큰 경쟁 제한성을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합 LCC(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가 출범해도 인력 통합이나 시스템 통합으로 인해 금방 시너지가 날까 싶다”면서 “우리가 경쟁력을 가지고 파고들어야 하고 단거리 운수권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흑자전환 시기를 내년으로 전망했다. 김 대표는 “내년 하반기에는 정상화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아시아 항공시장은 2024년에서 2025년은 돼야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방점을 찍었다. 김 대표는 “ESG는 이미 먹고사는 문제가 됐다”면서 “미래 사업과 전략 방향을 놓치면 다시 타기 힘든 만큼 사내 ESG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진정성 있게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