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권 회복 기대감이 번지고 있지만 상가 공실률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은 여전히 임대료였다.ⓒ연합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상권 회복 기대감이 번지면서 상가 공실률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는 여전히 관망세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대감이 반영된 매물 급감 현상이라면 가격과 상관없이 이뤄져야 하지만 최근의 공실률 감소는 임대료(가격)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10일 한국부동산원의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통계를 살펴보면 올해 1분기 서울에서 상가 공실률이 떨어진 곳은 임대료가 전분기보다 낮아졌거나 변동이 없는 지역이었다.

1분기 공실률이 가장 많이 낮아진 지역은 △남대문(-3.5%) △여의도(-3.3%) △영등포역(-3.1%) △남부터미널(-2.7%) △종로(-2%) 등이었다. 이들 지역은 모두 전분기 대비 임대료 상승이 0원인 지역이었다. 특히 남부터미널과 종로의 경우 1㎡ 당 임대료가 각각 0.64%, 4.59% 감소했다.

임대료가 오른 지역은 공실률도 늘어났다. 서울 지역에서 공실률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시청(+2.5%) △광화문(+2.2%) △당산(+1.4%) △논현역(+1%) 순이었다. 이들 지역은 하나같이 ㎡ 당 임대료가 오른 곳이다.

시청은 0.85%, 광화문은 4.29%, 당산 2.29% 씩 늘어났다. 논현역은 9.38%로 서울 지역에서 가장 많이 증가했다.

물론 공실률이 크게 늘어났음에도 분기간 임대료 상승이 이뤄지지 않은 지역도 있었다. 잠실/송파와 용산은 각각 3.2%, 3% 공실률 상승을 보였지만 전분기 대비 임대료는 변함이 없었다.

이와 관련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임대료 상승폭과 공실률 증가율이 비례하지 않는 것은 지역별로 발생하는 신규 물량 등 전체 상가 매물 상황 때문"이라며 "임대료가 올라도 공실률이 줄어드는 시점은 아니다. 가격 상황에 따른 공실률 변화가 따라가는 일반적인 상황이라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시장에는 아직 관망세가 깔린 상황이지만 상권 회복 기대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전국 상가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전국 상업시설이 21만5816건 거래되면서 역대 최대 거래량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거래량(17만3914건)보다 24.09%(4만1902건) 증가한 수치다.

거래량 증가에 가격도 오름세다. 임대가격지수를 보면 올해 1분기(1~3월) 임대가격지수는 전 분기 보다 0.01포인트 상승했다.

여기에 부동산 투자수요도 유입되면서 시장은 더 활기를 보일 전망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2 KB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상가는 지난해 KB 자산관리전문가(PB) 고객이 선호하는 부동산 투자 자산 1위(38%)를 차지했다. 상가 투자 선호도가 재건축·일반 아파트를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은 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규제로 인해 투자처를 잃은 수요자들이 오피스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오피스는 종부세 부과, 양도세 중과, 청약 규제, 전매 등의 규제로부터 자유로워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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