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키트 매대.ⓒ연합뉴스

최근 간편식 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전에는 코로나19로 외출이 쉽지 않아 간편식을 찾는 소비자가 많았다면 지금은 비싸진 외식물가의 대안으로 간편식을 구입하는 것이다. 당분간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점쳐지면서 기존 간편식 제조사들은 물론이고 고급 호텔에서도 간편식을 주력으로 밀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밀키트 업계 1위 프레시지의 올해 1~5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신세계푸드가 출시한 레스토랑 간편식(RMR) 판매량은 올해 1~6월에 전년 동기간 대비 21% 뛰어 올랐다. 대상 가정 간편식(HMR) 제품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2.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국내 외식 물가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올해 초 우크라이나 사태가 터진 뒤로 연일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24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 끼 식사에 2만원에 가까운 지출을 해야 하는 상황에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 점심+물가상승)'이란 용어까지 등장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가격정보 종합 포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5월 서울지역 주요 외식비는 전년 동기 대비 평균 8.0% 상승했다. 품목별 상승률은 자장면(15.6%), 칼국수(10.8%), 냉면(9.9%), 김치찌개(8.0%), 김밥(8.0%), 비빔밥(6.9%), 삼겹살(6.1%) 순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외식 물가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간편식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맛집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같은 메뉴를 맛보는 것이 당연해지는 상황이다. 간편식 업체들도 유명 맛집과의 협업을 반기고 있다.

5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 선정된 냉면 맛집 '봉밀가'와 출시한 제품 2종을 완판한 신세계푸드는 "냉면 2인분을 1만원 대의 실속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에게 높은 인기를 얻은 원인 중 하나로 보인다"며 "외식물가가 인상에 따라 간편식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워커힐 '워커힐 고메 프리미엄 밀키트'ⓒ워커힐 호텔앤리조트

호텔에서도 간편식 제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에서는 최근 '워커힐 고메 프리미엄 밀키트' 3종(스테이크, 파스타, 리조또)을 출시했다. 워커힐 셰프들이 재료 선정부터 레시피 개발 등 모든 제조과정에 참여했다. 워커힐은 앞서 명월관 갈비탕, 온달 육개장과 간장게장, 곰탕 등 호텔 레스토랑의 대표 메뉴를 간편식으로 선보였다.

파라다이스호텔은 지난 4월 대표 레스토랑 메뉴를 간편식으로 출시했다. 파라다이스시티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스칼라',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중식당 '남풍'의 인기 메뉴로 구성했다. 화덕피자 3종은 라스칼라 총괄 수석 셰프가 개발에 참여했다.

롯데호텔은 지난해 12월 자체 프리미엄 밀키트 브랜드인 '롯데호텔 1979'를 선보이면서 롯데호텔 뷔페 라세느의 시그니처 메뉴인 허브 양갈비를 출시했다. 당초 8개월 물량으로 예상했던 이 메뉴는 3개월 만에 완판됐다. 롯데호텔은 새로운 간편식을 준비하고 있다. 신라호텔도 지난해 호텔 내 레스토랑의 맛을 재현한 간편식을 선보였다. 조선호텔은 밀키트 유니짜장과 삼선짬뽕을 출시하고 현재까지 66만개 판매량을 기록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간편식 시장 규모는 최근 4년간 89% 성장했다. 올해는 시장 규모가 5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원홈푸드, 한국야쿠르트 등 식품업체는 물론이고 이마트, GS리테일, 롯데마트, 현대백화점 등 유통업체도 자체 브랜드를 론칭하고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점점 더 세분화되고 있는 다양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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