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 원자재 가격 및 운송료 급등에 더해 회사채 금리도 큰 폭으로 오르면서 건설사 자금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현산), 포스코건설은 다음달 만기인 회사채를 연장 없이 전액 상환하기로 했다. GS건설 3000억원, 현산 2000억원, 포스코건설 1200억원 규모다.
대우건설은 보유하고 있는 회사채 중 3500억원을 조기 상환하기로 방침을 잡았다. 올해 7월 예정된 1000억원을 비롯해 2023년 9월 만기 1000억원, 2024년 4월 만기 1500억원 등이 상환청구 대상 회사채다.
이같은 결정은 건설사들이 회사채 재발행을 통한 대출 상환에 부담을 느낀 데 따른 행보로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가 꾸준히 오르고 있고 이에 경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발행한 회사채가 오히려 자금 부담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우량 건설사의 자금조달 기준이 되는 3년만기 회사채(AA-) 금리는 최근 43.339%에 형성됐다. 2012년 이후 10년만의 최고치다. 지난해 2%대를 보였던 금리는 올해 3월 3.807%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가 가파른 만큼 금리는 향후에도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같은 금리 인상 분위기 속에서 회사채 만기를 앞둔 건설사들도 현금상환 또는 회사채 재발행 등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보유한 기업은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태영건설, 한신공영, 대신에프아이 등이며 이 중 SK에코플랜드 1곳 만이 차환 상환을 결정하고 신규 채권을 발행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고 회사채 조달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유동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기업은 상환, 회사 신용도가 급격히 떨어졌거나 상환 부담이 큰 회사들은 고금리 부담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에 더해 원자재 가격도 큰 폭으로 뛰면서 건설사들의 수익성 확보도 비상이 걸렸다. 철근, 콘크리트 등 주요 원자재값 급등, 인건비 상승, 레미콘·으로 시멘트 운송노조 파업으로 공사비용이 큰 폭으로 오른 것이 원인이다.
최근 거래되는 철근 가격은 톤당 100~110만원 수준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0% 이상 올랐다. 시멘트 판매가격 역시 1종 시멘트 기준으로 15%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공사비 부담이 커지면서 올해 1분기 현대건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4.6% 급감했다. GS건설과 대우건설은 각각 13%와 3% 줄었고, DL이앤씨·현대산업개발 영업이익은 각각 37%, 42.5%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민간공사의 경우 공사비 총액을 미리 정하고 계약하기 때문에 공사 원가가 올라도 이를 공사비에 전가할 수 없는 구조"라며 "손해분을 새로 분양하는 단지의 공사비를 증액해 채워하 하는데 최근 청약 열기가 식고 고분양가 단지 미달이 속출하기 때문에 이 역시 쉽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