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하반기 우리나라 수출 증가세가 크게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원자재 수급난 및 공급망 위기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에 따르면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 업종을 대상으로(150개사 응답) '2022 하반기 수출 전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 기업들은 올 하반기 수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0.5%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전기·전자(3.8%↓), 철강(2.9%↓), 석유화학·제품(1.1%↓) 업종은 올 하반기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바이오헬스(0.8%↑), 자동차·자동차부품(3.4%↑), 일반기계·선박(3.9%↑) 업종은 같은 기간 수출 증가세를 전망했다.
기업 수 기준으로는 전체의 56%가 수출 증가세를 점쳤다. 이들 기업은 코로나19 완화 및 세계 교역 활성화(45.1%), 원화 약세로 인한 가격 경쟁력 상승(21.3%),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수출 단가 상승(16.4%)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나머지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41.2%), 해상 및 항공 물류비 상승 등 공급망 애로(21.9%),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제 상황 악화(21.1%) 등을 수출 감소세 전망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응답 기업의 42%는 올 하반기 수출 채산성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40%는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채산성은 수출을 통해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의 수준을 의미한다.
수출 채산성 악화의 요인으로는 원자재 가격 상승(39.8%), 물류비 상승(31.5%), 이자비용 상승(15.7%) 등이 거론됐다.
전경련은 "올 하반기 우리나라 기업들이 수출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정 원·달러 환율 수준은 1206.1원으로 조사됐다"며 "1300원에 육박하는 고환율이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추가적인 수출 채산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응답 기업들은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정책으로 원자재 수급 애로 해소(35.2%), 해상운송 등 수출물류 애로 해소(34.0%), 한·일관계 및 미·중무역분쟁 등 외교 현안 해결(15.4%) 등을 꼽았다.
또 원자재 수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원자재 구매자금 지원 확대(32.1%), 원유 및 벙커C유에 대한 관세 폐지(26.1%), 해외 자원 개발 추진(17.9%) 등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우리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는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정부는 원자재 공급망 확보, 수출물류 애로 해소 등 우리 기업의 수출 실적 개선을 위한 환경 조성에 더욱 힘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