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가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과 함께 국가 AI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KT는 국내 AI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리벨리온'에 3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다고 5일 밝혔다. KT에 따르면 리벨리온은 AI 반도체 분야에서 우수한 개발 인력과 수준 높은 주문형 반도체(ASIC) 설계 경쟁력 등 차별화된 입지를 다져온 회사다.
앞서 KT는 지난해 AI 인프라 솔루션 전문기업인 '모레'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KT는 이들 기업과 협력을 통해 AI 반도체 분야에 본격 진입, 디지코 성장을 가속화하고 미래 사업 기회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전세계적으로 AI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컴퓨팅 인프라 구축에 있어 엔비디아사의 GPU(그래픽처리장치) 점유율이 80%에 육박한다.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대부분의 AI 서비스·솔루션이 엔비디아에서 제공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CUDA'를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CUDA가 지원이 안되면 GPU의 AI 연산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KT는 외산 GPU 의존도를 극복함과 동시에 중장기 AI 역량을 확보하고 국가 AI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 스타트업들과 협력에 나섰다. 지난해 KT 클라우드가 출시한 세계 최초 종량제 GPU 서비스 '하이퍼스케일 AI 컴퓨팅(HAC)'에 CUDA를 지원할 수 있는 자체 AI 프레임워크 적용에 성공했으며, 엔비디아 외의 타 반도체 회사의 GPU 등에도 동일한 개발 환경이 제공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KT는 기존에 진행해 온 사업협력에 리벨리온을 동참시켜 차세대 AI 반도체 설계와 검증, 대용량 언어모델 협업 등 AI 반도체 사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해 나갈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KT그룹의 AI 인프라 및 응용서비스 △모레의 AI 반도체 구동 소프트웨어 △리벨리온의 AI 반도체 역량을 융합, GPU 수천 장 규모에 달하는 초대규모 'GPU팜'을 연내 구축 완료하고, 2023년에는 해당 GPU팜에 하이퍼스케일 AI컴퓨팅 전용으로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를 접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 최초이자 순수 국내 기술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제공하는 'AI 풀스택' 사업자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KT 주도의 협업으로 개발할 AI 반도체는 AI 알고리즘에 최적화된 NPU로 복잡한 알고리즘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보일 뿐만 아니라 GPU 대비 3배 이상의 에너지 효율과 저렴한 도입비용이 장점이다. KT는 AWS, 구글 등 AI 풀스택을 지향하는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며 국가 AI 생태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밖에도 해당 AI 반도체를 KT가 추진 중인 모빌리티, 금융DX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할 계획이다.
구현모 KT 대표는 "AI 반도체는 대한민국의 차세대 먹거리가 될 수 있는 핵심 영역인 만큼 국내 AI 반도체 분야의 선두주자인 리벨리온이 KT와 협업을 통해 엔비디아와 퀄컴과 같은 글로벌 팹리스 기업이 되길 기대한다"며 "투자 환경은 어려워지고 있지만 우수한 스타트업에 대한 KT의 투자는 지속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