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업황이 경기 침체 등으로 꺾일 것이라는 예측에 한껏 위축됐던 반도체주 투심이 최근 다시 살아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의 주가 회복세는 다른 반도체주보다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5만전자에 머물고 있다.ⓒ연합

대표적인 반도체주이자 국민주인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에 동학개미(국내주식 개인투자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경기 침체 등으로 꺾일 것이라는 예측에 한껏 위축됐던 반도체주 투심이 최근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주가 회복세는 다른 반도체주보다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5만전자에 머물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삼성전자는 1.39%, SK하이닉스는 2.55% 상승 거래되며 장 초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간밤 대만 TSMC가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반도체주 투자심리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개장 직후 2%대 상승률을 기록한 뒤 삼성전자는 1%대 초반으로 내려앉았고 SK하이닉스는 2%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차이는 양사의 7월 주가 흐름과도 유사한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5만7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이달 들어 0.88% 상승을 기록했다. 이 기간 SK하이닉스는 3.30% 올랐다.

글로벌 반도체 관련 기업들을 지수화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4.57%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폭은 주주들의 아쉬움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국내 대표 반도체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7월 주가 상승폭이 다소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외국인과 기관의 투심이 엇갈린 탓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SK하이닉스 주식을 각각 185억원, 195억원 가량 순매수했지만, 삼성전자 주식은 각각 153억원, 770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이 삼성전자의 주가 회복을 더디게 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말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55.72%에 달했지만 현재 49.61%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SK하이닉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큰 변동 없이 49%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에게 삼성전자의 투자 매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달러화 강세 현상은 점차 심화돼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지속적인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20원을 돌파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주가 흐름이 코스피 지수 흐름과 유사하다"며 "금리 인상·인플레이션·경기 침체 등의 대내외적인 불확실성 우려에 더 민감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주가가 낮은 회복성을 보이고 있음에도 매수를 권고하고 있다. 우려는 충분히 선반영됐다는 분석에서다.

신한금융투자 최도연 이사 연구위원은 "일반적으로 반도체 주가 바닥은 실적 컨센서스 급락에서 형성됐다"며 "수요에 대한 기대감을 모두 제거하고 공급 제약 논리가 작동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실적 컨센서스 하락이 상당 부분 진행됐다"며 "매크로 불확실성을 주가가 선반영했고 공급이 극심한 제약 구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서버 수요 기대감을 낮추는 과정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코스피를 이기는 구간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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