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공개(IPO) 대어로 기대를 모았던 현대오일뱅크가 상장 철회를 선언하면서 기대를 모았던 하반기 공모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연합

조단위의 기업공개(IPO) 대어들이 출격 준비를 앞두고 있어 기대를 모았던 하반기 IPO 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대어로 꼽히던 현대오일뱅크가 상장 철회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불안정한 증시 환경에 대어들의 연이은 상장 철회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현대오일뱅크는 IPO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우수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현재 증시 상황에서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오일뱅크는 벌써 세 번째 IPO 도전이었기 때문에 강행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지만 현대오일뱅크는 '다음 기회'를 선택했다.

이달 초 코스피 지수는 2200대까지도 떨어졌지만 최근 반등하며 2400선까지 회복했다. 그럼에도 IPO 절차를 중단했기에 다른 IPO 대어들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는 게 아니냐는 예측이 나온다.

실제로 상반기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을 철회한 뒤 SK쉴더스·원스토어 등 대어급 IPO 절차 중단이 뒤를 이었다.

하반기 IPO 대어들 중에는 쏘카·컬리·케이뱅크 등이 꼽힌다.

모빌리티 혁신 플랫폼 쏘카는 국내 유니콘 기업 처음으로 코스피 시장 상장에 나선다.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3만4000~4만5000원으로 공모 예정금액은 공모가 밴드 상단 기준 2048억원, 시가총액 1조5000억원 가량이다.

지난해 말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4조원으로 평가받은 컬리와 시가총액이 6조원 안팎으로 형성될 것으로 보이는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도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 승인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 IPO 시장은 온탕과 냉탕을 오가고 있다. 2차전지 리사이클링 전문 기업인 성일하이텍은 국내 증권 사상 역대 최고의 수요예측 경쟁률를 달성한 데 이어 일반 청약에서도 1207.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루닛·에이프릴바이오·아이씨에이치 등은 일반 청약에서 한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의 관심은 쏘카 IPO에 쏠리고 있다. 8월 초 기관 수요예측 등을 앞두고 있어 IPO 시장 분위기를 확 바꿀 게임체인저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쏘카마저 중도 하차 한다면 공모시장 분위기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대형 IPO일수록 시장 분위기를 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대규모 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기회인데다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한 번뿐인 기회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미국 기준금리 인상 이벤트나 물가지표 등이 발표된 이후 증시 방향성에 따라 IPO 시장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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