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주 국내증시는 주요국 통화정책 향방과 달러 강세를 소화하며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8.46포인트(0.36%) 오른 2384.92에 마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홀로 4630억원을 팔아치우며 순매도에 나선 바 있다.
지난주 ECB(유럽중앙은행)가 금리를 0.75%p(75bp)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에 나서면서 주요국 증시가 출렁이는 양상을 보였다. 주요국 긴축 기조가 이어지면서 신흥국 증시 자금 유출이 가속화될 여지가 남아있다.
또 오는 13일 발표되는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주목된다. 20~21일(현지시각) 열리는 미 연준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앞두고 물가 정점을 확인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으나 6월(9.1%)에서 다소 누그러진 양상을 보인 바 있다. 이번 8월 CPI에서도 꺾이는 모습을 보이면 물가 피크아웃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
다만 연준 인사들이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며 적정 물가수준까지 수치가 내려오지 않는 이상 긴축을 지속할 것이라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표명하고 있다는 점은 주요국 증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 크다.
연준이 '빅스텝'이나 '자이언트스텝'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며 한미금리 차가 벌어질 예정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p 올려 2.5%로 상향했다. 미국 기준금리 상단인 2.5%와 동일해지면서 한미금리가 동일해졌으나 미국의 긴축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 폭이 더 벌어지게 될 전망이다.
또 달러 강세도 변수다. 최근 달러는 '킹달러'를 보여주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9월 들어 연고점을 6일 연속 경신하면서 1388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2009년 4월 1일(1392원) 이후 최고치다. 연말까지 환율 상단을 140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 달러화 강세 및 글로벌 경기침체 논란 등으로 향후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며 "과거와 달리 원·달러 환율 상승이 수출개선 효과는 미미한 가운데 원자재 수입 증가 등으로 무역적자가 크게 확대되는 등 한국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 강세로 인한 신흥국 증시 자금 유출이 현실화되면서 외인 매도세도 거센 양상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국내증시에서 지난달과 달리 순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취약 신흥국의 연쇄적인 디폴트가 우려된다"며 "디폴트가 확산한다면 금융시장에서 위험 선호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